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새로운 슈퍼스타가 출현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8ㆍ레알 마드리드)를 우상으로 삼고 있는 웨일스 대표팀의 측면 미드필더 가레스 베일(24ㆍ토트넘 홋스퍼)이 무서운 기세로 골을 터트리고 있다. 호날두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시절 보여줬던 파괴력을 연상시킨다.
베일은 2012~13 시즌 생애 최고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거리를 가리지 않고 시도하는 미사일 슈팅으로 상대 팀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달아오른 베일의 득점포는 연일 불을 뿜고 있다.
베일은 25일(현지시간) 런던 업튼파크에서 열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2012~1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두 골을 터트리며 3-2 재역전승을 이끌었다. 전반 13분 선제골을 터트린 베일은 2-2로 맞선 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결승골을 터트리며 팀에 승점 3점을 안겼다. 상대 문전 25m 지점에서 때린 왼발 슛이 빨랫줄처럼 골 네트에 꽂혔다.
토트넘은 이날 승리로 승점 51점을 기록, 전날 맨체스터 시티에 패하며 승점 49점으로 제자리 걸음을 한 첼시를 따돌리고 3위로 올라섰다.
베일은 올 시즌 EPL 23경기에서 15골을 터트리며 미겔 미추(스완지시티)와 함께 득점 공동 3위를 달리고 있다. 선두 로빈 판페르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ㆍ19골)와의 격차가 아직 있지만 최근 상승세를 고려할 때 득점왕도 노려볼 만 하다. 베일은 최근 팀이 치른 6경기에서 8골을 터트리며 수직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득점을 올리지 못한 경기는 13일 열린 올림피크 리옹(프랑스)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경기뿐이다.
안드레 비야스 보아스 감독은 웨스트햄전이 끝난 후"베일은 올 시즌 '레벨'이 다른 선수임을 확인시키는 놀라운 재능을 보여주고 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샘 앨러다이스 웨스트햄 감독도 베일의 활약을 인정했다. 그는 "오늘 경기 결과는 한 사람 때문에 만들어졌다. 바로 베일이다. 웨스트햄은 멋진 경기를 펼쳤지만 베일을 막지 못했다. 그가 마지막 슈팅을 시도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탄성을 내뱉고 말았다. 짧은 기간에 이렇게 많은 골을 넣는 선수는 처음 보는 듯하다"고 푸념했다.
베일은 10대 시절부터 '신동'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사우스햄턴 유소년 팀에서 성장한 그는 만 16세9개월이었던 2006년 4월 성인 팀 경기에 나설 정도로 눈부신 재능을 뽐냈고, 2006~07 시즌에는 붙박이를 꿰차고 43경기에 출전해 5골을 터트리며 '신동'의 이름 값을 해냈다.
2007년 토트넘으로 둥지를 옮긴 베일은 왼쪽 풀백으로 기용됐지만 공격력을 살리기 위해 지난 시즌부터 측면 미드필더로 전진 배치됐고, 올 시즌에는 중앙 공격수에 가까운 임무까지 소화하고 있다. 프리킥 찬스에서 왼발로 감아 차 골문 직전 뚝 떨어지는 '드롭 슛'은 호날두의 전매특허 '무회전 프리킥'을 연상시킨다.
지난 시즌부터 베일을 노리는 '빅 클럽'의 영입 경쟁에 대한 소문이 무성했다. 특히 레알 마드리드는 베일을 '호날두의 후계자'로 점 찍은 것으로 보인다. 영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레알 마드리드는 베일을 손에 넣기 위해 7,000만 유로(약 994억원)를 기꺼이 지불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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