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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년 만에 무대 컴백 변희봉 "꼭 만나고 싶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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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년 만에 무대 컴백 변희봉 "꼭 만나고 싶던 작품"

입력
2013.02.2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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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이 3월 1일부터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하는 '3월의 눈'(배삼식 작, 손진책 연출)은 지난해 89세로 세상을 떠난 배우 장민호의 마지막 작품이다. 국립극단이 이 극장의 개관작으로 2011년 초연했고, 그 사이 세 차례 재공연이 있었다.

하나뿐인 손자의 빚가림을 하느라 평생 살아온 한옥을 팔고 떠나는 노부부의 하루를 잔잔하게 그린 작품이다. 장민호가 맡았던 남편 장오 역을 이번에는 변희봉(71)이 한다. 1960년대 중반에 잠깐 연극을 하고 영화와 TV로 갔는데, 40여 년 만에 무대로 돌아왔다. 영화감독 봉준호가 '평생 함께하고 싶은 배우'로 꼽는 그는 "희곡을 읽으면서 마음에 와 닿는 게 많아 눈물이 났다"며 "꼭 한 번 만나고 싶었던 작품"이라고 말했다.

아내 이순 역으로는 백성희(88) 박혜진(55)이 더블 캐스팅됐다. 초연 당시 장민호의 상대역이었던 현역 최고령 배우 백성희는 "저승에서 보고 계시겠지. 같이 할 때는 몰랐는데, 어이구, 저렇게 못하나, 그러실 것 같다"며 그리운 마음을 비쳤다. 그는 "지난해 봄 가벼운 뇌졸중으로 쓰러졌다가 일어난 뒤로 건강이 예전만 못하다"고 했다. 하지만 흐트러짐 없이 꼿꼿한 자세며 카랑카랑 탁 트인 발성으로 대사를 치는 모습은 여전하다. 주름진 얼굴조차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 노배우는 살아있는 전설이다.

처음부터 장민호 백성희 두 배우를 염두에 두고 쓰인 작품이다. 아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도록 무대를 지켜온 노배우는 연기하지 않는 연기로 찬사를 받았다. 담백하고 느리고 여백이 많은 연극이다. 이번 공연은 3월 23일까지 한다.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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