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마당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은 국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한마당 축제로 치러졌다. 단상이 설치된 의사당 정면은 대형 태극기 2개와 취임식 엠블렘으로 장식해 축제 분위기를 한층 돋우었고 7만여명의 참석자들은 박 대통령의 취임 연설 도중 32차례의 박수를 보내며 새 정부 출범을 축하했다.
축제 분위기 속 식전행사
청와대 경호팀은 이날 새벽부터 국회 주변에서 삼엄한 경비 활동을 펼쳤다. 국회 앞 국회대로는 서강대로 남단까지 교통이 통제된 채 10개 차로가 참석자들을 검색하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오전 9시20분 시작된 식전행사는 축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김덕수 사물놀이패의 길놀이로 시작해 개그콘서트 팀이 등장해 참석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어 가수 장윤정과 JYJ, 뮤지컬 배우 남경주, 쏘냐, 퓨전국악그룹 비빔, 아카펠라 그룹 원더풀 등이 1950년~2000년대를 대표하는 노래와 춤을 선보였다. 현재를 대표하는 노래는 지난해 세계적 스타로 떠오른 가수 싸이가 담당했다. 싸이가 '강남 스타일'을 부르는 동안 참석자들도 일어나 말춤을 따라 하며 한바탕 축제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박 대통령 연설 중 32차례 박수
오전 10시55분 박 대통령이 전용 리무진을 타고 국회 정문에 도착했다. 박 대통령은 기다리고 있던 김황식 국무총리와 인사를 나눈 뒤 환한 표정으로 국민대표 30명과 함께 걸어 단상에 올랐다. 권이종 한국파독총련부회장, 소년소녀가장 이수진씨, 전 역도 국가대표인 장미란씨 등이 국민대표 30인에 포함됐다.
오전 11시 팡파르 소리와 함께 취임식이 시작됐다. 국민의례와 김 총리의 식사, 박 대통령의 취임선서 순으로 진행됐고, 이어진 예포 21발은 '박근혜 시대'의 공식 출범을 알렸다. 박 대통령이 단상에 마련된 프롬프터를 활용해 절제된 취임 연설을 하는 동안 객석에선 32차례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예정보다 6분 늘어나 21분 가량 진행된 취임 연설에서 박 대통령은 '국민'과 '행복'이란 단어를 수십 차례 언급했고, 대북 문제에 대해선 한층 단호한 어조를 보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 환송
박 대통령은 취임사가 끝난 뒤 이명박 전 대통령 내외를 환송했다. 박 대통령은 차량이 준비된 단상 아래 도로까지 내려와 전임 대통령을 깍듯이 예우하는 모습이었다. 이 전 대통령이 차량에 탑승해 출발하자 박 대통령은 가벼운 목례를 건넸다.
이어 박 대통령은 단상에 오르지 않고 중앙 통로로 정문까지 걸어 나갔다. 이 때 행사장 내 대형스크린에는 박 대통령이 대선기간 부른 '행복을 주는 사람'을 녹음하는 영상이 상영됐다.
박 대통령은 국회 정문에서 국산 에쿠스 리무진 승용차에 오른 다음 연단의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카 퍼레이드를 벌였다.
이날 박 대통령의 이동에는 경호실 소속 여성 경호원들이 다수 배치돼 눈길을 끌었다. 첫 여성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여성 경호원이 본격적으로 근접 경호에 나선 것이다.
한편 취임식에는 주한외교단장인 비탈리 펜 주한우즈베키스탄 대사를 비롯, 상주대사 102명과 비상주대사 26명 등 145명의 주한 외교사절이 참석했다.
단상에는 백범 김구 선생의 손자인 김양 전 국가보훈처장, 고 한주호 준위의 부인 김말순씨, 석해균 선장, 고 이태석 신부의 형 이태형 신부 등이 자리했고, 박 대통령의 가족으로는 바로 밑의 동생 박근령씨와 막내 동생 부부인 박지만 EG회장과 변호사 서향희씨, 5촌 조카인 방송인 은지원씨 등이 참석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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