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총선 출구조사 결과 피에르 루이지 베르사니 당수의 중도좌파 민주당이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존 국가들은 이탈리아 민주당의 총선 승리로 긴축정책 등 경제 개혁 정책이 유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스카이TG24 뉴스가 이틀간의 투표 마감과 동시에 25일 오후 3시(현지시간)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이 하원에서 34.5%, 상원에서 37%를 얻어 제 1당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자유국민당과 북부연맹의 중도우파는 하원 29%, 상원 31%를 얻었다. 코미디언 출신 베페 그릴로가 주도하는 오성운동은 하원 19%, 상원 16.5%를 득표해 일약 제 3당으로 부상했다.
마리오 몬티 총리의 중도연합은 하원 9.5%, 상원 9%를 얻는 데 그쳤다.
이탈리아 여론조사 기관 피에폴리는 민주당이 35∼37%, 자유국민당은 21∼23%, 오성운동은 19∼21%, 중도연합은 8∼10%를 얻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같은 출구조사 결과를 볼 때 민주당이 하원에서 제 1당이 돼 55%의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국 득표율 1위 정당이 무조건 전체 의석의 55%를 가져가는 선거 규정 때문이다. 이탈리아 재정 위기 극복을 위해 지명됐던 몬티 총리가 중도 사임해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 상원의원 315명과 하원의원 630명이 비례대표로 선출된다.
상원에서는 롬바르디아주 등 의석 수가 많은 주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여 민주당의 승리 여부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민주당이 중도연합 의석과 합칠 경우 과반의석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중도좌파 민주당이 중도연합과 연정을 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베르사니 민주당 당수가 총리가 되고 몬티 총리가 경제를 책임지는 장관을 맡아 구조조정 및 개혁정책을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런 상황에서 좌우파 대연정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 최고 부자이자 총리를 세번이나 역임한 베를루스코니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해도 총리직 대신 경제를 책임지는 장관직을 수행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민주당-자유국민당 간 대연정이 성사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출구조사가 나온 후 이탈리아 10년 국채와 독일 10년 국채 사이의 금리 차이가 좁혀졌다. 이는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이탈리아 정부의 개혁 정책이 지속성을 가질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날 이탈리아 주식시장은 4%나 급등했으며 독일 증시와 프랑스 증시도 각각, 2.3%, 1.7% 상승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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