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과학자들이 우주선을 충돌시켜 지구에 접근하는 소행성을 파괴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존스홉킨스대 산하 응용물리학연구소 연구팀은 소행성 ‘1996GT(디디모스)’에 우주선을 맞춰 파괴하는 방안을 2021년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5일 보도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으로부터 3억5,000만달러의 연구 비용을 지원받아 이뤄진다. 두 기관은 앞서 지난해 5월 이 같은 내용의 소행성 지구충돌 방지 프로젝트 기본구상을 발표하고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존스홉킨스대 연구팀의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그 재원과 로켓 발사는 NASA가 지원한다.
보도에 따르면 소행성 디디모스는 크기가 다른 두 개의 소행성으로 이뤄진 쌍성계인데 모양이 달과 흡사한 작은 소행성이 좀 더 큰 다른 소행성 주변을 공전한다. 이 쌍성계는 2022년 지구와 약 1,046만736㎞ 거리를 두고 지나갈 것으로 예측된다.
존스홉킨스대 연구팀은 이보다 1년 앞선 2021년 이 쌍성계 가운데 작은 소행성(지름 약 0.15㎞)을 겨냥해 로켓으로 우주선을 쏘아 올려 충돌시킬 계획이다. 작은 소행성을 파괴해 이동 경로만 교란해도 쌍성계 전체의 궤도를 변경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을 이끄는 앤디 쳉 박사는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은 과학 발전은 물론 지구방위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ESA가 10여년째 추진하다 보류한 인류 최초의 혜성 궤도변경 실험인 ‘돈키호테’ 프로젝트보다 비용을 낮추는 것 역시 이번 프로젝트의 중요 과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WP는 최근 러시아에서 큰 혼란을 초래한 운석우 사건을 계기로 소행성의 지구충돌 위협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가운데 나온 이번 프로젝트로 국제사회의 지구방위 노력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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