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었다. 새로운 희망의 시대를 여는 3대 국정과제의 하나로. 반가운 일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새 시대의 삶을 바꾸는 문화융성의 시대를 국민과 함께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문화대통령' '문화강국'을 자처한 지도자는 많았지만, 취임사에서 이처럼 문화를 강조한 대통령은 없었다. 5년 전 이명박 대통령 취임사에는 문화에 대해 단 한마디의 언급도 없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상황은 비슷하다. 당장 먹고 사는 문제가 시급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문화를 뒷전에 미뤄놓아서는 안 된다. 예로부터 문화가 융성해야 국운도 흥했고 국민도 행복했다. 조선 세종시대만 봐도 알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언급했듯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개인의 상상력이 문화 콘텐트가 되고 그것이 국가 전략산업의 핵심이 되는 시대이니 두말할 필요도 없다. 문화 없이는 국가의 미래도, 창조 한국도 없다는 새 정부의 인식은 지극히 당연하다.
문화와 경제가 별개일 수 없다. 문화가 첨단기술과 결합해 돈이 되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경제는 육체이고 문화는 정신이다. 육체와 정신이 모두 건강해야 국가와 국민도 풍요롭고 행복할 수 있다. 문화야말로 경제 이상으로 중요한 복지이다. 새 정부가 우리 정신문화의 가치를 높이고, 그 가치로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고, 국민 모두의 생활 속에 문화가 스며들게 하겠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화융성의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박 대통령의 말대로 감동과 기쁨을 함께 나누는 문화, 이념과 관습을 뛰어넘는 문화, 국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수준 높은 문화가 있어야 한다. 문화 향유권 확대를 통해 지역과 세대와 계층 간의 문화 격차를 없애야 한다. 이를 위해 새 정부는 '문화재정 2%'를 반드시 실천해 다양한 창작활동을 적극적, 효율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국민의 문화권 보장과 국가의 문화진흥을 위해 약속한대로 '문화기본법'제정도 서둘러야 한다. 문화융성은 하루아침에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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