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국민당 주석 신분으로 중국을 방문, 양안 분단 후 처음으로 국공(國共)회담을 연 대만의 롄잔(連戰ㆍ77ㆍ사진) 국민당 명예주석이 시진핑(習近平) 중국공산당 총서기와의 회동을 위해 24일 베이징(北京)을 찾았다.
롄 명예주석은 베이징에 도착해 "정월 대보름인 오늘 봄을 축하하고 새해 인사차 옛 지인을 찾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양안 관계의 과거를 되짚어 보고 미래를 전망하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0년 상하이(上海)엑스포 후 3년 만에 다시 중국을 찾은 그는 2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 총서기와 만나 양안 관계 발전 방안 등을 논의한다. 퇴임을 앞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자칭린(賈慶林)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 차기 정협 주석으로 내정된 위정성(兪正聲) 상무위원 등과도 만난다. 대만 총통부는 "롄 명예주석이 방중에 앞서 마잉주(馬英九) 총통과 만난 것은 사실이나 마 총통이 특별한 정치적 임무를 부여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롄 명예주석의 방중에는 궈타이밍(郭台銘) 팍스콘 회장 등 대만 주요 기업인과 정치인 등 30여 명이 동행했다.
롄 명예주석은 2005년 방중 당시 후 주석과 양안 분단 후 처음으로 국공회담을 열고 화해의 돌파구를 마련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시 총서기가 취임 후 처음 대만 최고위급 인사를 만난다는 점에서 중국 새 지도부의 대만 정책 방향을 가늠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롄 명예주석의 방중에 이어 중국에선 쩡페이옌(曾培炎) 전 국무원 부총리가 27일 중국 기업인 대표단을 이끌고 대만을 찾는다. 그는 샤오완창(蕭萬長) 전 대만 부총통 등과 만나 민간 협력기구 성격의 양안기업가고위급회의 발족을 논의한다.
한편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마 총통을 지지하는 계정이 출현, 눈길을 모았다. 24일 대만 연합보 인터넷망에 따르면 마잉주 총통의 이름을 딴 '잉주(英九) 후원회', '잉주(英九) 팬클럽' 등의 웨이보 계정이 22일 깜짝 등장했다 2시간여 만에 폐쇄됐다. 이들 계정은 순식간에 1만여 명의 회원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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