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값이 3주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9월 이후 완만하게 나마 대세 하락에 접어드는가 싶었는데 이달 초 반등하기 시작, 3개월여 동안의 낙폭을 불과 3주 만에 회복하고 말았다.
24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월 셋째 주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967.6원을 기록, 전주보다 27.4원이나 껑충 뛰었다. 작년 9월 둘째 주 2026.2원을 기록한 뒤 계속 내리막이었던 휘발유 값은 지난달 말 최저점(1920.1원)을 찍고, 이달 첫째 주(1922.6원)부터 3주 연속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가파른 상승폭이다. 3주에 걸쳐 주당 '2.5원→17.5원→27.4원'씩 상승폭을 키워왔다. 현재 유가는 지난해 11월 첫째 주 당시의 수준(1970.23원)으로, 12주 동안의 하락 폭을 단 3주 만에 상쇄한 셈이다. 이날 현재 전국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1983.9원까지 치솟았다.
이 같은 가격 상승은 국제유가의 강세 흐름, 환율 상승이 겹친 결과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동안 배럴당 107~108달러로 안정됐던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달부터 상승, 이달 중순에는 113달러까지 돌파했다. 미국의 경기지표 호조로 세계 석유수요도 늘어나 국제 원유가 상승을 불러왔고, 여기에 미국의 이란 제재 추가발표 등 중동지역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는데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재상승하며 유가강세를 유발시키고 있는 것이다.
원유 도입가격이 보통 2~3주 시차를 두고 휘발유 값에 반영되는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은 이러한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국제유가가 일시 조정을 받고 있으나 최근 아시아 역내 정제시설 유지보수의 영향으로 국제제품 가격이 강세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국내 석유제품 가격도 당분간은 계속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다음달 중순쯤이면 상승세가 한풀 꺾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치솟았던 두바이유 가격이 다시 110달러 밑으로 내려가는 등 안정세에 들어간 만큼 현재까지의 인상 요인들만 모두 반영되고 나면 몇 주 이내에 상승세는 일단 멈출 것"이라며 "휘발유 가격도 2,000원대에 육박하거나 2,000원대 초반 선에서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히려 국제 유가보다는 환율이 변수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 일본의 양적완화 확대에 따라 원ㆍ달러환율의 하락압력이 커진다면 휘발유값은 햐항안정세로 접어들겠지만, 새 정부가 수출과 실물경기보호를 위해 원화강세를 용인하지 않을 경우 휘발유값은 상승기류를 탈 것이란 관측이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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