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의 춘절(春節·설날) 연휴 기간 해외 명품 구입이 지난해에 비해 18%나 증가했다. 그러나 중국 국내 사치품 판매는 반토막이 났다.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은 23일 세계사치품협회의 '2013년 춘절 중국인 해외 사치품 소비 통계 보고'를 인용, 중국인이 춘절 연휴 기간 해외에서 사치품 구매에 쓴 돈이 85억달러(약 9조2,000여억원)라고 전했다. 이는 전년의 72억달러(약 7조8,000여억원)에 비해 18% 증가한 것이다. 중국인이 사치품을 주로 사들인 곳은 유럽으로 전체 소비액의 51%를 차지했다. 이어 홍콩ㆍ마카오ㆍ대만(23%), 북미(15%), 중동(11%) 등이 뒤를 이었다. 이에 따라 중국인이 세계 사치품 시장의 가장 큰 손임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춘절 연휴 기간 홍콩ㆍ마카오ㆍ대만의 사치품 시장 전체 판매액 가운데 중국인이 구매한 금액의 비중은 87%에 이르렀고 유럽 사치품 시장에서도 절반을 넘는 53%를 기록했다. 북미 시장에선 32%, 중동 시장에선 29%를 각각 차지했다.
이들이 사들인 명품 중에서는 시계가 전체 소비액의 33%로 가장 컸고 가죽 제품(26%), 의류(19%), 화장품과 향수(17%), 기타 물품(5%) 등도 비교적 많았다.
이처럼 중국인이 해외에서 사치품 구매에 열을 올리면서 중국 국내 사치품 시장은 판매가 크게 감소했다. 1월 20일부터 한달 간 중국내 사치품 판매액은 8억3,000만달러(약 9,000억원)로, 17억5,000만달러(약 1조9,000억원)에 달했던 작년 판매액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중국 정부는 올해 들어 사치 향락 풍조가 확산되는 것을 우려, 라디오와 TV 방송에서 값비싼 시계와 희귀 우표, 금화 등 선물로 애용되는 고가품 광고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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