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화장품’으로 인식되던 고가 해외 화장품 브랜드의 모델이 갈수록 어려지고 있습니다. 엄마 화장품에 딸 같은 모델이 등장하는 특이한 광경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지요.
유명 화장품 브랜드인 에스티로더는 최근 국내 모델을 광고에 처음 발탁했는데요. 주력 제품인 ‘어드밴스드 나이트 리페어’의 모델로 각 스무살이 된 신인배우 송유정을 뽑는 ‘모험’을 한 것이었죠.
배우 김희애와 임수정을 투톱으로 내세우던 SKⅡ도 20대를 대표하는 새로운 모델로 배우 이연희를 내세워 좋은 반응을 얻은 데 이어 올해 30세가 된 배우 정유미까지 발탁했죠.
사실 어린 모델들의 활약은 해외 광고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샤넬 코스메틱의 모델로 떠오른 바바라 팔빈은 93년생으로 샤넬의 수석디자이너인 칼 라거펠트가 직접 뽑은 샤넬 최연소 모델입니다. 우리에게 영화 ‘해리포터’시리즈로 친숙한 배우 엠마 왓슨(22)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케이트 윈슬렛, 페넬로페 크루즈에 이어 현재 줄리아 로버츠와 함께 화장품 브랜드 랑콤의 역대 최연소 전속 모델로 활동 중입니다.
이처럼 고가 브랜드들의 모델 연령층이 낮아지는 이유는 뭘까요. 에스티로더 광고를 제작한 이노션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면 어느 정도 수긍이 갑니다. 그는 “딸이 성장한 후 화장품을 고를 때 엄마 화장대에서 본 적 있는 화장품을 선택할 확률이 높고, 엄마와 딸이 함께 쓰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모든 화장품 브랜드들의 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해외 화장품업체들이 고객확장 전략도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에서는 불황으로 인해 백화점 화장품 브랜드 판매가 저조한데 자신을 꾸미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 20대를 고객으로 끌어들임으로써 매출을 늘리고자 하는 것이지요. 최근에는 고가 화장품에 돈을 아끼지 않는 10대들도 생겨나고 있다고 합니다.
‘동안’ 열풍도 화장품 업체들의 모델 선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40~50대 중년층은 물론 20대, 나아가 10대후반부터 피부 노화를 관리하는 이른바 ‘얼리 안티에이징’경향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뻐 보이고 어려 보이려고 하는 것은 나이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의 희망사항일 것입니다.
하지만 20대 초반의 화장품 모델들이 늘면서 이때부터 값비싼 화장품을 써야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 아닐까 하는 우려도 생깁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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