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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이어 대학강단에서도 챔피언 먹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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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이어 대학강단에서도 챔피언 먹겠다"

입력
2013.02.24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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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마크를 가슴에 다는 게 꿈이었던 소녀가 있었다. 열 다섯 살 중학교 3학년때 주니어 테니스 국가대표로 첫 이름을 올렸다.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 기록은 지금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이후 만 10년 동안 코트를 안방 삼아 각종 국내외 대회를 평정하더니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당시 스물 여섯 살이었다. 주위에서 너무 이른 나이에 그만 두는 게 아니냐고 말렸지만 그는 미련 없이 라켓을 손에서 놓았다. 이유를 물었더니 "더 이상 목표의식도 사라졌고 무엇보다 공부를 하고 싶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1990년대 한국 여자테니스의 간판이었던 박성희(38ㆍ사진)다.

2001년 이화여대 체육학과에 입학한 그는 학석사 연계과정 5년을 마치고 곧장 영국 유학길에 올랐다. 스코틀랜드 소재 스털링대학교에서 스포츠 심리학을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지난해 7월 귀국했다. '국가대표 출신 해외박사 1호'라는 타이틀을 추가한 박성희를 지난 20일 만났다.

그는 "이번 학기부터 국민대학교 체육학과 조교수로 임용돼 강단에 서게 됐다"라며 "코트가 아닌 강단에서도 챔피언에 오르겠다"고 말했다.

사실 박성희는 한국 여자테니스의 전설로 통한다. 메이저대회 16강(복식) 진출만 3회에 달했다. 96년 프랑스오픈을 시작으로 97년, 98년 호주오픈까지다. 최고 랭킹은 복식 34위와 단식 57위다. 이에 비하면 국제테니스연맹(ITF)서키트대회 단복식 14개의 우승컵은 보너스에 가깝다.

1991년 16세의 나이로 여자테니스 국가대항전 페드컵에 첫 출전한 이래 9년 내리 태극마크를 달았다. 처녀 출전한 91년 대회에선 3승을 따냈고 이듬해엔 5승2패를 거두는 등 단숨에 세계무대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페드컵 전적은 통산 30승14패로 한국 선수 최다 출전ㆍ최다승ㆍ 최연소 데뷔 3관왕 기록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는 "내 기록에 도전장을 던지는 후배들을 보고 싶다"며 에둘러 분발을 당부했다.

여기까지 온 게 꿈만 같다는 그는 "부모님을 잘 만났고, 때를 잘 타고 났고, 마지막으로 스승을 잘 만난 덕분"이라며 주위에 공을 돌렸다. 그는 특히 "대한테니스협회 주원홍 회장을 선수시절 감독으로 만난 것이 큰 행운이었다"라며 "협회에서 야심 차게 추진하는 현역선수들이 은퇴 후 사회에 연착륙할 수 있는 지원프로그램 개발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글ㆍ사진=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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