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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의 스완지 vs 4부리그 브래드포드 "너를 넘으면 역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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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의 스완지 vs 4부리그 브래드포드 "너를 넘으면 역사가 된다"

입력
2013.02.22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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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같은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있는 브래드포드 시티가 기적 같은 연승 행진의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브래드포드 시티는 잉글랜드 리그 2(4부리그) 소속의 팀이다. 네 단계로 이뤄진 잉글랜드 프로축구의 최하위리그에 속한 팀이다. 게다가 4부리그에서도 중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정규리그 31경기를 치른 22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브래드포드는 승점 44점으로 11위에 머물러 있다. 다음 시즌 리그 1(3부리그)로 승격은 언감생심이다.

하지만 이처럼 초라한 팀이 세계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25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간) 런던 웸블리에서 열리는 2012~13 캐피털원컵 결승전에서 브래드포드는 스완지 시티와 우승을 놓고 격돌한다. 불가능에 도전하는 브래드포드가 우승 컵을 안고 '기적 스토리'의 마지막을 장식할 수 있을지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브래드포드는 서부 요크셔 지역을 연고로 1903년 창단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하지만 그늘에 머문 시간이 많았다. 그렇다고 만년 하부리그에만 머물러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들도 '메인 스테이지' 진출을 노리며 꿈을 키우던 시절이 있었다. 22년 디비전 1(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전신)에서 강등된 후 77년간 하부리그를 전전하던 브래드포드는 99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진입하는 감격을 맛본다. 1999~2000 EPL에서 브래드포드는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다. 9승 9무 20패로 17위를 차지해 생존에 성공했다. 그러나 밑천은 금세 바닥을 드러냈다. 2000~01 EPL에서 브래드포드는 최하위에 머물렀고 이후 추락이 거듭됐다.

소규모 시장을 바탕으로 과도한 투자를 한 탓에 구단의 재정은 악화일로에 접어 들었고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3,600만파운드(약 596억원)에 이르렀다.

팀을 유지하는 것 만으로도 만족해야 하는, 하부리그의 그저 그런 팀으로 전락한 브래드포드는 올 시즌 캐피털원컵에서 '도깨비 팀'으로 등장했다. 3라운드를 통과할 때까지만 해도 주목을 받지 못하던 브래드포드는 4라운드에서 위건 애슬레틱을 승부차기 끝에 꺾으며 시선을 끌기 시작했다. 이 때만 해도 운이 좋으려니 했다.

그러나 8강에서 강호 아스널을 침몰시키자 팀을 보는 눈이 달라졌고 4강에서 애스턴빌라마저 물리치고 '축구 종가의 성지' 웸블리 그라운드에 서는데 성공했다.

객관적인 전력은 스완지시티에 비교조차 안된다. 그러나 '공은 둥글다'는 축구 속설을 여러 차례 입증한 브래드포드의 잠재력을 얕볼 수 없다. 브래드포드는 이번 대회 우승컵을 85년 5월 홈 구장 화재로 사망한 원혼에 바친다는 각오다. 당시 밸리 퍼레이드에서 경기 중 큰 불이 나 56명의 생명이 목숨을 잃었다. 브래드포드 선수들은 스완지시티전에 '56'이 새겨진 트레이닝복을 입고 경기에 나선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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