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미국 법원의 이혼 판결 국내서도 효력"

미국 법원이 내린 이혼 판결이 절차와 내용에 있어 위법하지 않다면 국내에서도 효력을 가진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미국 법원에서의 이혼 판결을 통해 친권과 양육권을 잃은 이모(44)씨가 부인 손모(40)를 상대로 제기한 이혼 및 친권자 양육자 지정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재판부는 "외국의 판결이 우리나라에 비해 현저하게 균형을 상실하지 않았고, 절차 등에 있어서도 대한민국 법원에서 승인될 수 있는 요건을 모두 갖췄다고 판단한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민사소송법은 적법 절차 등으로 이뤄진 외국법원 판결이 대한민국의 풍속이나 사회질서에 어긋나지 않으며 상호보증 요건이 갖춰졌다면 효력을 인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국 대학에서 교수로 일한 이씨는 손씨와 결혼해 2002년부터 미국에서 살다 폭행 등을 이유로 이혼 소송을 당했으며 미국 법원에서 이혼과 함께 아들 2명에 대한 친권과 양육권을 손씨에게 넘기라는 확정 판결을 받았다. 판결에 불복한 이씨는 몰래 아이들과 함께 한국으로 귀국해 "미국 판결은 한국에서는 효력이 없다"며 이혼과 친권자 지정 소송 등을 제기했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