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에서 암 치료를 받다가 귀국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여전히 호흡곤란 증세를 겪고 있다고 에르네스토 비예가스 통신정보 장관이 21일 밝혔다. 차베스의 병세에 관해 베네수엘라 정부가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비예가스는 이날 현지 TV 및 라디오 방송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차베스의 상태가 그리 좋지 않다”며 “치료가 특별한 부작용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차베스가 가족 및 정부 관계자들과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쿠바에서 네 번째 암 수술을 받고 이달 18일 전격 귀국한 차베스는 현재 수도 카라카스의 군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귀국 장면을 공개하지 않은 것을 시작으로 모습을 전혀 드러내지 않아 그의 건강에 관한 추측이 무성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차베스와 친분이 두터운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20일 병문안을 하려다 의료진에 거절 당한데 이어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이 21일 “차베스가 물러나면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이 베네수엘라 국정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고 발언하면서 차베스의 상태가 위중하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차베스가 귀국 후에도 회복 조짐을 보이지 않으면서 베네수엘라 정국은 지난달 대통령 취임식 연기 허용을 둘러싼 갈등에 이어 다시금 요동칠 전망이다. 정치학자인 앙헬 알바레스 베네수엘라 중부대 교수는 “지지자들이 차베스의 귀국에 감동하고 있지만 그가 곧 직무에 복귀하지 않으면 실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정부 성향의 현지 언론인 탈 쿠알은 “차베스가 돌아왔지만 그의 건강에 대한 미스터리는 더 커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