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 시작해 재계서열 30위 전후의 대그룹으로 성장했던 웅진그룹이 다시 출판회사로 되돌아가게 됐다. 33년의 윤석금 성공신화가 원점으로 회귀하게 된 것이다.
서울중앙법원은 22일 2015년까지 12개 계열사를 매각하는 내용의 웅진홀딩스 회생계획안을 승인했다.
회생안에 따르면 올해 안에 주력계열사인 웅진케미칼과 웅직식품을 매각한다. 또 2015년까지 웅진에너지를 매각하는 등 12개 계열사를 정리한다. 현재 계열사 중 웅진코웨이와 웅진패스원은 매각이 이미 완료된 상태다. 이렇게 되면 지주사인 웅진홀딩스 밑에는 웅진씽크빅과 북센만 남게 돼 사실상 그룹이 해체되는 셈이다.
웅진그룹은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팔던 윤 회장이 1980년 자본금 7,000만원과 직원 7명으로 세운 웅진출판(현 웅진씽크빅)이 모태가 됐다. 윤 회장은 책 방문판매에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1988년 웅진식품, 1989년 웅진코웨이를 세우며 성장가도를 달렸고, 이후 에너지 건설 금융으로까지 사업을 확대하며 '샐러리맨 신화'를 이뤄냈지만, 결국 무리한 확장과 건설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지난해 법정관리로 들어가게 됐다. 출판업에서 시작한 웅진이 결국 출판회사만 남게 되는 셈이다.
웅진그룹 오너인 윤석금(사진) 회장과 특수관계인 등 최대주주의 지분은 5대1로, 기타주주는 3대1로 감자를 실시할 예정이다. 감자가 완료되면 채권단은 출자전환을 진행한 후 다시 5대1의 감자를 한 뒤 모든 주식에 대해 3대1의 재감자를 실시한다.
회생계획안대로라면 웅진홀딩스 회생절차는 2015년에 모두 마무리되지만, 웅진식품과 웅진케미칼 매각이 금년 중 순조롭게 성사되면 법정관리를 조기 졸업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법정관리가 끝나도 윤 회장의 경영일선 복귀는 힘들 것으로 보이며, 장남 형덕(웅진그룹 경영기획실장)씨와 차남 새봄(웅진케미칼 차장)씨가 25%의 지분을 확보해 경영을 맡게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로써 영업사원으로 시작해 재계서열 32위까지 기업을 키웠던 윤 회장의 '샐러리맨 신화'는 막을 내리게 됐으며, 금융 에너지 가전방문판매 등을 망라했던 웅진그룹도 출판관련 회사로 해체가 불가피해졌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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