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농축우라늄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신형 원심분리기를 설치 중이라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21일 공식 확인했다. 서방은 즉시 우려를 표하며 더욱 강화된 금융제재를 준비하고 있다.
IAEA는 보고서를 통해 “이란이 신형 IR-2m 원심분리기 설치 사실을 IAEA에 미리 통보했다”며 “나탄즈 핵시설에서 6일 처음 신형 원심분리기 설치 움직임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나탄즈 지역과 더불어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는 포르도 지역의 핵시설에는 아직 신형 원심분리기 설치 움직임이 없다.
원심분리기는 원심력을 이용해 천연 우라늄 광석에서 핵무기의 원료로 쓰이는 우라늄 U-235를 걸러내는데 쓰인다. U-235 비율이 1%가 채 안 되는 천연 우라늄 광석에서 U-235를 계속 걸러 내 핵무기 제조에 쓸 수 있는 90% 이상의 고농축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원심분리기 성능이 매우 중요하다.
IAEA는 이란이 구형 IR-1 원심분리기 1만2,500개가 설치된 나탄즈 핵시설에 신형 분리기 3,000개를 더 설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형 원심분리기가 구형 원심분리기보다 3∼5배 정도 빠르게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란과 P5+1(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독일)이 8개월 만에 핵협상을 재개키로 한 26일을 불과 5일 앞두고 이란의 신형 원심분리기 설치 소식이 전해지자 이스라엘은 “이란이 핵무기 개발에 어느 때보다 가장 근접했다”며 국제사회에 즉각적인 개입을 요구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 유럽중앙은행(ECB)과 이란 간의 국가단위 거래를 차단하는 내용의 법안을 미국 의회가 다음 주 발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유럽연합(EU) 등의 도움을 얻어 ECB가 운영하는 유로존 내 지급결제시스템인 ‘타겟2’를 이란 기업과 은행이 이용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FT는 “미국이 18개월간 시행해온 이란 금융제재는 이란이 외국과의 석유 거래대금을 미국 달러로 결제하는 것은 거의 완벽하게 막았으나 유로화 등 기타 통화를 이용한 거래를 막는 데는 효과가 없었다”고 전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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