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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과 버스에서의 에티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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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과 버스에서의 에티켓

입력
2013.02.22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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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할 때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한 지가 벌써 십 수 년째다. 자동차가 있기는 하지만 거의 사용을 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마다 내가 느끼는 동시대인들에 대한 어떤 동질감이 안겨주는 쾌감이 결코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숙취나 졸음에 시달리면서 겨우 지하철을 올라탔을 때 나와 비슷한 처지의 수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아 나 같은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구나'라는 자각과 함께 지극한 위로를 받는 것이다.

그런데 출퇴근 지하철과 버스가 언제나 어떤 낭만과 위로를 안기는 건 아니다. 워낙 붐비는 공간이다 보니 타인과 육체적 접촉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특히 요즘 만원 지하철과 버스에서 가장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건, 등에 메는 백팩 스타일의 가방이다. 특히 내용물이 가득해서 불룩한 백팩은 주변에 서 있는 승객들에게 심한 압박감을 준다.

사람의 몸은 감각이 있어서 압박을 주고받는 걸 느끼면 조금씩 양보나 배려를 할 수 있지만 백팩은 무감각한 무생물이어서 그마저 불가능하다. 백팩이 차지하는 공간은 거의 건장한 성인이 차지하는 공간과 맞먹는데 말이다.

나는 그래서 이런 제안을 하고 싶다. 사람들이 붐비는 지하철과 버스 안에서만이라도 백팩을 등에서 내리고 손으로 들고 있자는 것이다. 아니면 지하철 내에 있는 선반을 이용하든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백팩을 등에 멘 건 성인남자 두 사람이 붙어 있는 것과 같다.

김도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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