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총리 후보자는 21일 이틀째 인사청문회에서 신변 문제와 관련해 제기된 의혹들을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전날 민감한 현안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한다는 지적을 받았던 정 후보자는 대부분의 의혹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거나 고개를 숙였다.
정 후보자는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선 대체로 이를 부인하며 억울해했다. 정 후보자는 경남 김해시 삼정동 땅에 대한 투기 의혹에 대해 "정말 억울하다. 가보면 투기 지역인지 (아닌지) 금방 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978년 부산 재송동 땅 투기 의혹에 대해서도 "장인께서 '그 쪽으로 가면 값은 유지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에 산 것 아닌가 싶다"며 "투기는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위장전입 의혹과 관련해선 "집이 없는 상태에서 주택청약예금이 무효가 될까 싶어 주소지를 제대로 옮기지 않았다"면서 "법을 위반한 건 맞지만 조금 억울하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중앙선관위 상임위원 시절 남미 출장과 광주지검장 시절 유럽 출장에 배우자를 동반해 '공공비용을 부당하게 사용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집사람이 공무에 참여를 안 하면서 같이 간 점은 사과 드린다"고 몸을 낮췄다.
정 후보자는 일부 의혹에 대해선 감성에 호소하는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그는 아들의 병역 면제 의혹에 대해 "청문회 과정에서 아들의 지병이 언론을 통해 천하에 공개되다 보니 더 가슴이 아프고 아이한테도 죄를 짓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수서비리사건'을 수사하면서 해당 업체인 한보가 분양한 아파트에 입주한 것에 대해 추궁을 받자 "주택청약예금을 들었다가 분양 신청한 것"이라며 "그 이전까지 아파트 청약에서 열 댓번 떨어졌다. 그때 참 서럽게 살았다"고도 했다.
정 후보자는 전관예우 논란과 관련, "서민에 비해 월급을 많이 받은 편이지만 돈은 정당하게 벌고 잘 쓰면 좋은 것이라 생각한다"며 다소 공세적인 자세를 보였다. 그러면서 "검사를 그만두고 중앙선관위 상임위원을 해 3개월밖에 변호사를 안 했다"고 답하기도 했다.
정 후보자는 소감을 묻는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의 질문에 "자꾸 얻어맞아서 좀 아프다"고 했다가, 이 의원이 "별로 얻어맞은 것 같지 않다"고 받아치자 "감사하다"고 얼버무렸다.
정 후보자는 검사 재직 시 피의자 신분으로 만난 한 해커가 출소한 뒤 직장을 알선한 미담에 대해 새누리당 의원들이 언급하자 다소 여유를 찾는 모습이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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