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의 관리가 소홀한 낙동강과 한강 등 전국 하천부지에 불법 체육시설물을 설치해놓고 임대사업이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관리당국에서 조사에 나섰다.
21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부산국토관리청은 내달 22일까지 낙동강과 태화강 주변 하천부지 500여㎞에 대한 특별점검에 들어갔다. 둔치에 불법 고정시설물을 설치해 체육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하천법 상 하천변에는 시설물 등을 설치할 경우 하천점용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점검과정에서 실제 경북지역에는 구미시 공단동, 대구 달서구, 칠곡군 일대 낙동강 둔치, 울산 등 태화강 주변에 10여개의 야구장이 무허가로 조성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4대강 조성사업에서 제외돼 지자체 관리가 소홀하다는 점을 노려 특정단체에서 무단 점유한 것이다. 부산관리청은 이미 해당 지자체에 시설물 철거와 폐쇄명령을 통보한 상황이다.
둔치를 무단으로 개발해 사용할 경우 화장실, 쓰레기 처리시설 등 편의시설이 전혀 조성돼 있지 않아 생태계 파괴 등 환경오염을 유발해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특정인이 국유지인 둔치를 무단 점유해 수억원의 이득을 취하면서 특혜시비까지 일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에 적발된 구미야구장의 경우 2000년대 초반부터 전모씨가 해당 지자체의 허가도 없이 5개의 야구장을 조성해 일반 사회인 야구동호회를 상대로 많게는 팀당 230만원의 비용을 받고 야구 리그를 운영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관리청 관계자는 "국유지를 마음대로 훼손하면서 임대까지 해 현대판 봉이 김선달이라고 할 수 있다"며 "조사를 마치는 대로 복구명령과 함께 필요시 고소ㆍ고발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강상류지역인 경기 하남지역에서도 불법으로 조성된 야구시설물이 2010년 적발돼 철거 및 폐쇄명령이 내려진 바 있다. 한강 둔치는 대부분이 공원화 사업이 이뤄져 있으나 안양천, 아라뱃길 등 한강 지천에는 아직도 이런 불법 시설물로 특정단체가 임대사업을 펼치고 있어 대대적인 조사가 요구되고 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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