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마네현이 한국 정부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22일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명칭)의 날’ 행사를 강행키로 해 한일관계의 경색이 우려된다. 박근혜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을 3일 앞두고 열리는 이날 행사에는 시마지리 아이코 해양정책·영토문제 담당 정무관(차관보)이 중앙 정부 인사로는 처음으로 참석한다.
행사에는 호소다 히로유키 자민당 간사장 대행과 고이즈미 신지로 자민당 청년국장 등 현역 국회의원 18명이 참석한다고 시마네현은 밝혔다. 참석 의원 수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극우 논객인 구로다 가쓰히로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도 참석해 강연할 예정이다.
조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양국 우호 증진을 위해 있어서는 안 될 행사”라면서 취소를 요구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일본 당국의 노골적인 침략선동’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우리 민족의 영토주권에 대한 엄중한 유린”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다케시마는 우리의 영토”라며 맞섰다.
한편 행사 개최에 항의하기 위해 일본으로 출국한 독도수호전국연대 회원 7명은 일본 공항에서 7시간 이상 발이 묶였다. 이들은 21일 오전 10시 12분 오사카 간사이공항에 도착했으나 오후 5시 50분에야 입국 심사를 마쳤다. 오사카 한국 총영사관 관계자는 “공항 입국관리국이 법무성에 입국 허가 여부를 질의했고 결정을 기다리는 동안 이들이 공항 입국관리국 사무실에 머물러 있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22일 행사장 앞에서 일본 정부를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열겠다고 밝혀 일본 우익단체 회원들과 충돌이 우려된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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