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거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서울의 한강 유람선 운항 코스에 선유도공원, 노들섬, 세빛둥둥섬 등 한강변 주요 명소를 둘러보는 순환 관광 코스가 개발된다. 상 하류의 선착장을 오가는 기존의 단조로운 운항 코스로는 관광객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없어 특색있는 코스로 유람선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이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21일"박원순 시장의 지시로 한강의 주요 거점 10~20곳을 유람선으로 돌아볼 수 있는 코스를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이 구상하고 있는 순환 관광코스는 티켓 한 장으로 유람선에 승선해 원하는 지점에서 내려 관광하고, 다시 후속 유람선을 타고 다음 지점으로 이동해 둘러보는 방식이다. 서울시내 주요 관광지를 순환하며 운행하는 서울시티투어버스와 유사한 방식이다.
1986년 처음으로 취항한 한강 유람선은 잠실, 여의도, 양화, 뚝섬, 난지, 서울숲, 잠두봉 등 7곳의 선착장을 오가며 운행중이다. A지점에서 출발해 유람한 후 다시 A지점으로 돌아오는 회항코스와 A지점에서 출발해 B지점에서 내리는 편도 코스로만 구성돼 있다.
앞으로 유람선의 순환 관광코스에는 서울의 생태환경과 역사 등을 둘러볼 수 있는 거점이 포함될 전망이다. 정수장의 건축구조물을 재활용해 조성한 환경재생 생태공원인 선유도공원, 도시농업을 위한 텃밭이 조성된 노들섬,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밤섬 등이 주요 거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대표적인 세금 낭비 사례로 지적되고 있는 인공섬 세빛둥둥섬도 정상적으로 개장되면 코스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관광객들이 순환코스의 각 거점에 내려 주변을 관광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지만 정박 시설을 설치할 수 없는 지역에선 유람선을 접근 시킨 뒤 선상에서 둘러보게 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람사르 습지로 지정돼 출입이 통제되는 보호구역인 밤섬은 주변에서 철새를 관찰할 수 있게 하거나, 배를 대기 어려운 노들섬은 배 위에서 주변을 둘러보도록 하는 방안들을 강구중"이라며 "박 시장이 UAE 출장에서 돌아오는 대로 코스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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