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가 운영해온 고급 레스토랑 '탑클라우드'가 제분기업인 동아원그룹에 팔렸다. 호텔신라는 앞서 베이커리 카페인 '아티제'를 역시 제분업체인 대한제분에 매각했다.
삼양사는 레스토랑 '세븐스프링스'와 베이커리카페 '믹스 앤 베이크'를 이미 운영하고 있어, 공교롭게도 밀가루 만드는 기업들이 레스토랑ㆍ카페 사업에서도 대격돌하게 된 셈이다.
21일 호텔신라에 따르면 동아원그룹의 계열사인 피디피(PDP)와인이 '탑클라우드 코퍼레이션' 보통주 25만4,902주(지분 100%)를 60억6,300만원에 인수했다.
탑클라우드코퍼레이션은 호텔신라가 탑클라우드를 매각하기 위해 임시로 만든 자회사. 탑클라우드는 현재 종로타워점(옛 삼성증권 빌딩)과 공덕동점(에쓰오일 사옥) 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재벌 빵집 논란이 불거진 후 외식사업을 정리해 왔다. 지난해 4월 아티제를 운영하는 자회사 보나비를 대한제분에 매각했고, 인수상대를 찾지 못한 중식당 '태평로클럽'은 지난 8일 폐업했다.
동아원의 PDP와인은 와인전문점 '와인타임'과 '포도플라자'를 운영하는 업체로, '더반'이라는 브랜드로 스테이크 전문점 1곳도 운영하고 있다. 이번 탑클라우드 인수를 통해 본격적으로 외식사업에 나서게 됐다.
제분업체들은 전통적으로 외식업체에 밀가루 등 식재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해 왔으나 최근 들어선 직접 외식사업에 뛰어드는 추세다. 동아원과 대한제분, 삼양사 외에 CJ제일제당을 소유한 CJ그룹도 이미 계열사 CJ푸드빌을 통해 베이커리(뚜레쥬르) 커피전문점(투섬플레이스) 한식(비비고) 스테이크(빕스) 등 외식업체를 대거 운영하고 있다.
식품업계는 그동안 제분업체들이 안정적으로 이익을 올리면서 현금 보유를 늘려왔으나 2011년 국제 곡물가격 상승으로 심각한 적자를 기록하는 등 어려움을 겪자 인수ㆍ합병(M&A)을 통한 사업 다변화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다만 최근 '세븐스프링스' 확장에 박차를 가해 오던 삼양사는 최근 외식업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되면서 출점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