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은행 간의 대립으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상태인 금호산업이 법정관리 위기에 몰렸다.
금호산업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21일 채권 금융회사 긴급회의를 열어 “우리은행의 비협조로 회사 정상화 추진에 정당한 차질이 발생하면 회생절차(법정관리)로 전환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14일 우리은행은 금호산업이 베트남 주상복합단지인 금호아시아나플라자사이공(KAPS) 지분 50%를 매각하자, 이에 대한 자사 대출금 590억원의 상환 혹은 담보제공을 요구하며 지분 매각대금(654억원)이 예치된 산업은행 계좌에 가압류를 신청했다.
채권단은 이날 우리은행이 보유한 금호산업 관련 비협약채권(채권단 합의 없이 상환과 담보제공이 가능한 채권) 1,490억원에 대해 ▦채권액 98% 규모의 출자전환 ▦채권현금매입 ▦10~20년 장기분할상환 ▦상환유예 등 4가지 방안 중 하나를 택할 것을 제안했다. 우리은행이 이를 수용하지 않고 가압류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소송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산은 관계자는 “KAPS 지분 매각 금액을 우리은행에 상환하면 나머지 비협약채권자들도 상환을 요구할 것”이라며 “이 경우 채권단은 버틸 수 없어 결국 법정관리로 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은 강하게 반발했다. 우리은행은 “상환요구를 철회하지 않겠다”며 “산업은행도 과거에 여러 차례 비협약채권 상환요구를 했었다”고 반박했다.
양측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금호산업의 상장폐지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금호산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채권단이 출자전환한 주식 2조5,665억원은 전액 손실 처리되며, 1,400여개에 달하는 협력업체의 상거래채무(약 5,600억원)가 동결돼 협력업체들의 연쇄 도산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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