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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와 아줌마의 갈림길 산후조리 성패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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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와 아줌마의 갈림길 산후조리 성패에 달렸다

입력
2013.02.2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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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과 남성이 서로 비슷한 속도로 노화하다가 갑자기 확 차이가 나게 되는 시점이 바로 임신과 출산이다. 이 시기 이후로 여성은 남성에 비해 현격하게 기력이 떨어짐을 느낀다. 하지만 산후조리만 제대로 하면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흔히들 버스나 지하철에서 아줌마가 빈 자리만 보면 가방까지 던져가면서 차지한다고 흉보곤 한다. 사실 이 분들도 아가씨 때는 옷이 구겨지거나 옆에 불편한 사람과 같이 앉게 될까 봐 자리가 있어도 그냥 서서 갔다. 그랬는데 출산 이후로 그만 아줌마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냥 서 있고 싶어도 너무 아프거나 힘들기 때문에 가방을 던지는 것이다. 결국 산후조리를 제대로 했는지 여부가 미시와 아줌마를 결정짓는다고 말할 수 있다.

산후조리를 제대로 못했을 때 나타나는 가장 흔한 증상은 단연 '산후풍'이다. 느슨해지고 약해진 골격과 근육이 제대로 회복되기 전에 함부로 사용하거나 찬바람을 맞게 되면 팔다리가 쑤시고 아프고 마치 바람 드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 마련이다. 혹시라도 이런 기미가 보이면 바로 치료해야 한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평생 날씨만 흐려지면 소위 '날궂이' 하면서 살 수도 있다. 이 밖에도 산후우울증이나 산후비만, 생리통이나 생리불순, 요실금 등이 생길 수 있으며, 골다공증이나 갱년기증후군이 심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안타깝게도 잘못된 유언비어 때문에 한방 산후조리를 포기하는 산모들이 있다. 혹시 체중이 더 증가할까 걱정돼 포기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물론 기우다. 산후조리는 임신 전의 몸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목표다. 만약 출산 후 체중이 원상태로 돌아가지 않았다면, 산후조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다. 애기에게 해로울까 두려워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 또한 잘못된 걱정이다. 옛날에는 분유가 없었으니 출산한 모든 여성은 아기에게 모유를 먹였다. 따라서 산후조리 한약은 모유를 먹이고 있는 것이 기본 전제조건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원래 서양의학에는 산후조리라는 개념이 없다. 실제 출산 후에 바로 목욕하고 조깅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한국 여성들이 그 흉내 냈다가는 큰일이다. 요 근래 많은 양방 산부인과에서 따뜻한 온돌방을 만들어 산모에게 제공하기 시작했다. 서양에서도 이런 산후조리를 따라 하려는 추세가 점차 나타나고 있다.

절대 산후조리 기간은 3주다. 이때까지는 차가운 것들은 다 피하고 왕비처럼 소중하게 몸을 관리해야 한다. 100일까지는 권장 산후조리 기간이다. 아기에게 100일이 소중하듯이 엄마에게도 100일이 소중하다. 출산 후 적어도 1년까지는 산후조리를 계속하는 게 좋다. 한의사들이 두 살 터울 두고 둘째 아이를 계획하라고 권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늘땅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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