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만년 꼴찌 팀을 정상으로… 초보감독 위성우 매직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만년 꼴찌 팀을 정상으로… 초보감독 위성우 매직

입력
2013.02.21 11:51
0 0

우리은행은 국내 최초의 여자 농구단인 상업은행을 모태로 55년의 전통을 이어온 팀이다. 하지만 전통과 달리 성적은 늘 밑바닥을 헤맸다. 우리은행이 꼬리표처럼 붙어있던 '꼴찌'의 불명예를 씻고 마침내 명가 재건의 꿈을 달성했다.

우리은행은 21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DB금융그룹 2012-2013 여자프로농구 KB와의 경기에서 65-51로 이겨 남아 있던 매직넘버 '1'을 지우고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24승10패가 된 우리은행은 2위 신한은행(22승11패)과의 승차를 1.5경기로 벌렸다. 우리은행이 남은 1경기에서 패하고 신한은행이 2경기를 모두 잡아 동률이 되더라도 우승은 상대 전적에서 4승2패로 앞선 우리은행의 몫이다.

이로써 우리은행은 2006년 겨울리그 이후 7년 만에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특히 지난 시즌까지 4시즌 연속 최하위를 맴돌다 사령탑을 바꾸고 선수들의 열정으로 분골쇄신해 이룬 결과라 더욱 값진 우승이다. 우리은행은 2003년과 2005년 여름ㆍ겨울리그, 2006년 겨울리그에 이어 5번째 정규리그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전신인 한빛은행 시절까지 포함하면 신한은행, 삼성생명과 최다 타이인 6번이다. 단일리그 이후엔 5위가 최고 성적이었던 우리은행은 이번 우승으로 '명가 춘천'의 부활을 예고했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행사 참가차 잠시 팀을 떠났다 복귀한 티나 톰슨은 27점, 19리바운드로 우승 마침표를 찍는데 일등공신이 됐다. 임영희도 13점과 6어시스트로 힘을 보탰다. 우리은행으로선 부담이 큰 경기였다. 최근 5경기에서 1승4패로 부진한 사이 통합 7연패를 노리던 신한은행이 무섭게 추격해 매직넘버를 줄이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날 만약 패했다면 신한은행과의 최종 맞대결에서 희비가 엇갈릴 공산이 컸다. 3쿼터까지 44-39로 근소한 리드를 지키던 우리은행은 4쿼터 초반 톰슨의 3점슛과 이승아의 미들슛, 박혜진의 3점슛이 연달아 꽂히며 종료 5분여를 남기고 59-39까지 달아나 승부를 끝냈다.

우리은행에게 지난 5시즌은 치욕이었다. 2006년 겨울리그 우승 이후에는 갖가지 구설수에 올라 힘든 시기를 보냈다. 만년 꼴찌로 굳어진 이미지는 우리은행의 화려했던 옛 영광을 조금씩 잊혀지게 했다. 이번 시즌 전망도 어두웠다. 특별한 전력 보강 없이 코칭스태프만 바꿨기 때문이다. 게다가 새로 지휘봉을 잡은 위성우 감독은 신한은행에서 코치 생활을 오래했던 '초보'였다. 위 감독은 지난해 4월 사령탑으로 취임할 당시 "아무것도 모르는데 감독을 어떻게 해야 하나"라며 맘고생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엄살에 불과했다. 위 감독은 팀을 맡자마자 혹독한 훈련으로 패배 의식에 빠진 선수들을 일으켜 세웠다. 여름 내내 오전, 오후, 저녁 심지어 새벽까지 훈련이 이어졌다. 선수들의 훈련 태도가 마음에 안 들 경우에는 식사 시간까지 늦춰가면서 했다. 제 때 식사를 한 적이 없어 위 감독은 숙소 식당 아주머니들로부터 많은 원성을 사기도 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환골탈태를 위한 극약처방은 빛을 발했다. 임영희 양지희 박혜진 배혜윤 이승아 등에게 혹독한 지옥 훈련을 실시해 패배 의식을 말끔히 걷어냈다. 베테랑 외국인 선수 톰슨도 완벽하게 팀워크에 녹아 들었다는 평가를 들었다.

청주=이현아기자 lalal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