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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계도 여성 대통령?

입력
2013.02.21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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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여성 대통령에 이어 여성 출신 대한체육회장도 탄생할 수 있을까.

22일 치러지는 제38대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이에리사(59) 새누리당 국회의원과 김정행(70) 용인대 총장간의 막판 표심잡기 대결로 한치의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다.

이번 선거는 대한체육회 93년 사상 첫 국가대표 출신 성(性)대결이라는 상징성에서도 크게 주목 받고 있다. 보수적인 스포츠계에서 여성이 체육회장에 첫 출사표를 던졌다는 것 자체가 이변으로 받아들여진다. 투표에 참여할 것이 확실한 54명의 대의원 중 여성은 권윤방 댄스스포츠회장이 유일하다.

이에리사 의원은 1973년 사라예보 세계탁구선수권 단체전 우승을 이끈 탁구 스타 출신이다. 여자 탁구 대표팀감독과 용인대 교수를 거쳐 2005년 여성 최초로 태릉선수촌장에 부임하는 등 여성체육인으로서 선구적 입지를 다져왔다. 지난해 4월 제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박근혜 당선인의 체육계 1급 참모라는 점이 플러스 요인이다. 이의원은 탁구 애호가인 박 당선인과 30년간 인연을 맺어오다 체육계를 대표해 대통령 선거 캠프에서 일했다. 이의원은 공약으로 체육 예산 확충, 체육인복지법 추진을 통한 복지강화, 실업팀 창단 과세특례 확대, 태릉선수촌 기능 유지 등을 내세웠다.

이에 반해 김정행 총장은 대한유도회장을 6차례 역임한 한국 유도의 대부다. 제34대와 36대 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하기도 한 김 총장은 대한체육회 부회장을 13년이나 역임하는 등 명실공히 한국 스포츠의 터줏대감 역할을 해왔다. 이번이 체육회장 세 번째 도전인 김총장으로선 그간 쌓은 조직과 인맥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김 총장은 "경기단체 운영이나 국제무대에서의 활동경험 등은 (이의원 보다)내가 앞설 것"이라며 은근한 우위를 강조했다. 그는 남북 체육 교류 정례화, 종목별 국제대회 유치 지원, 경기단체와 시도체육회 자율성 확보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용인대 총장과 교수로 한솥밥을 먹은 이들은 인연도 남다르다. 이 의원을 교수로 임용해 학계로 이끈 사람이 바로 김 총장이다. 특히 2008년 베이징올림픽땐 각각 선수단장과 선수단 총감독으로 손발을 맞춰 종합 7위의 성적을 거뒀다. 이 의원은 "상대가 누구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누가 어떤 비전을 보이느냐가 중요하다"며 사적인 인연에 선을 그었다.

한편 이의원은 김운용 전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의 후원을 등에 업은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끈다. 김 총장도 박용성 체육회장이 물밑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박 회장은 선거를 불과 일주일 남겨두고 투표권이 있는 선수위원장에 김 총장과 가까운 인사를 임명해 논란을 일으켰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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