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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통사람 아닌 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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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통사람 아닌 건 틀림없다"

입력
2013.02.2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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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는 20일 인사청문회에서 시종일관 차분한 태도로 여야 의원들의 질문을 받아넘겼다. 하지만 민감한 현안에는 즉답을 회피하거나 원론적인 답변에 그쳐 야당 의원들에게 비난을 받기도 했다. 특히 저축은행 사태 피해자를 위한 구제방안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다"며 즉답을 피했다.

"미국식 인사청문 기준이라면 이명박정부의 상당수 국무위원들이 인사청문회에 올라오지도 못했을 것"이라는 민주당 홍익표 의원의 지적에도 정 후보자는 "개별적으로 알지 못해 뭐라고 말씀 드리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이에 민주당 전병헌 의원이 "상식 수준에서 답변할 수 있는 것조차 답변을 회피하고 유야무야 넘어가는 태도는 내각을 통할할 책임총리로서 적절치 않다"고 비판하자,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이 나서 "그렇게 부적절한 답변은 없었다"고 엄호했다.

정 후보자는 "'3대(아들ㆍ본인ㆍ부모) 백수'란 말을 아느냐"는 야당 의원의 질문에 "백수가 하도 많아서 잘 모르겠다"고 농담조로 받아쳤다가 "백수가 된 사람들은 얼마나 괴롭겠느냐. 가벼운 한 마디에 (그들은)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질책을 받고 사과하기도 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정 후보자가 자신을 '보통사람'이라고 지칭한 것이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좋은 대학 나오고 사법고시 패스해서 30년 검사생활을 한 후보자를 보통사람으로 여기는 사람은 없다"고 지적하자 정 후보자는 "과거의 제 비전이 보통사람이고 지금 마인드도 보통사람"이라고 대답했다.

이에 이 의원이 "검사 생활 30년에 선관위원 등을 거쳐 총리 후보자에 올랐고 그간 로펌에서 5년간 10억원을 받았는데도 보통사람이냐"고 따져 묻자 "10억원은 아니고 6억7,000만원"이라고 정정한 뒤 "저는 평범과 비범의 세계를 경험했지만 (신분이) 보통사람이 아닌 것은 틀림 없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는 그러나 "지금도 동네 목욕탕에서 목욕하고 이발하며 사람들의 애환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 후보자는 이날 답변 과정에서 "박 당선인이 '좀 잠이 잘 안 온다. 어떻게 공약을 이행하고 나라를 이끌어 갈까 고뇌에 빠졌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 후보자는 박근혜정부 인선이 '성시경(성균관대ㆍ고시ㆍ경기고) 내각'이라고 비유되는데 대해 "조금 긍정적으로 봐 주면 좋겠다. 능력과 신망, 자질 위주로 선발하다 보니 학교 등이 중복되는 경우가 나왔다"고 말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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