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역사 연구의 한 획을 그은 정두희 서강대 사학과 명예교수가 20일 지병인 위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66세.
고인이 서강대 사학과에서 학사와 석ㆍ박사 학위를 받을 당시 한국 역사학계는 일본 식민사학의 잔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고인은 이러한 학계의 흐름을 따르지 않고 서양사의 최신 방법론을 한국사, 특히 자신의 주전공인 조선시대에 적용해 한국 사학계의 내셔널리즘을 극복하는데 일조했다.
고인은 또한 저서 를 통해 고려말 지방 중소지주계층에서 대두한 신진사대부가 조선왕조를 개창한 주도세력이라는 한국사의 오랜 통념을 무너뜨리고 실제 두 왕조 지배세력 간 교체가 없었다는 파격적인 주장을 내놨다. 이는 스승인 고 이기백 교수의 주류적인 한국사 담론에 대한 부정이기도 했다.
최근 들어서는 학문의 무대를 조선 중ㆍ후기로 옮겨 임진왜란사와 사상사 분야에서 뚜렷한 업적을 냈다. 특히 임진왜란을 동아시아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면서 대규모 국제 프로젝트를 추진해 성과물을 내기도 했다.
유족은 부인 서연옥씨와 아들 지학ㆍ지량, 딸 지수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강남성모병원, 발인은 22일 오전 9시. (02)2258-5940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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