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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교관 "한국 최종 파괴 하겠다" 위협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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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교관 "한국 최종 파괴 하겠다" 위협 발언

입력
2013.02.20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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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제네바 주재 외교관이 핵무기 개발을 비난하는 서방국가 대표들에게 "한국을 최종 파괴(final destruction)하겠다"고 위협하는 발언을 했다. 북한은 또 핵실험의 당위성을 주장하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화염에 휩싸인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는 등 3차 핵실험 이후 핵위협 공갈을 구체화하고 있다.

제네바 주재 북한 대표부의 전용룡 1등 서기관은 19일 유엔 산하 다자간 군축협상기구인 제네바 군축회의에서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a new-born puppy knows no fear of a tiger)는 속담을 인용하며 "한국의 변덕스러운 행동은 최종 파괴를 알릴 뿐"이라고 말했다. 미국, 영국, 독일 등 서방 10개국 대표들이 북한의 핵실험 강행을 규탄하면서 북한에 핵개발 계획의 중단을 촉구하자 반발하면서 격한 발언을 쏟아낸 것이다.

전 서기관은 핵실험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은 최근 자위를 위한 단호한 조치를 했다"며 "외국의 침략자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또 "미국이 끝까지 북한에 적대적인 접근을 한다면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며 "북한으로서는 더 강력한 2차, 3차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앤 애덤스 영국 대사는 "정말로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유엔 회원국에 대한 파괴를 언급한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로라 케네디 미국 대사도 "한국의 파괴를 알린다는 표현에 충격을 받았다"며 "북한의 표현은 유엔 군축회의가 추구하는 목적ㆍ목표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이날 3차 핵실험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미국의 덕이다'라는 제목의 동영상(약 1분 30초)을 유튜브 등에 올렸다. 대부분이 시종 화염에 휩싸인 가운데 진행되며 오바마 대통령과 미군이 불길에 휩싸인 모습도 연출했다. 이 동영상은 "상대에 대한 존중도 없고 평등도 없는 미국의 북에 대한 불공정한 깡패행위가 도수를(도를) 넘는 속에서 북은 이번에 핵시험을 진행하였다"며 "미국의 근 70년에 걸친 포악무도한 대북적대시 정책이 북을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강국으로 되게 하였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동영상의 게시자는 '재미교포 푸른누리'로 돼있지만 최근 미국 본토가 화염에 휩싸인 장면이 포함된 '은하 9호를 타고'라는 동영상을 인터넷에 게재한 북한의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가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의 이런 공갈은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위협으로는 볼 수 없지만 핵개발 성공 정도에 따라 향후 위협의 현실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국제사회의 북한 핵문제 해결은 더욱 시급한 과제가 됐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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