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남과 짜고 남편 살해 뒤 4년 동안 다락방에 보관

소아마비 장애가 있는 남편을 내연남과 함께 살해한 뒤 시신을 4년 동안 집에 숨긴 채 장애수당을 타온 3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충북 청주흥덕경찰서는 20일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김모(30ㆍ여)씨와 김씨의 내연남 정모(39)씨를 긴급 체포했다.

김씨는 2009년 3월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집에서 잠들어 있던 남편 박모(사망 당시 36)씨를 정씨를 시켜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박스에 담아 청주에 있는 정씨의 월셋집 다락방으로 옮겨 4년간보관해 온 혐의이다.

경찰은 "한 여성이 남편을 살해해 시신을 보관중이다"는 제보를 받고 이날 낮 12시쯤 이들이 살고 있는 청주시 상당구 율량동의 한 다세대 주택 다락방에서 박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시신은 손발이 묶인 상태로 비닐과 얇은 이불로 감겨 있었으며 약간의 골격형태가 남은 미라 상태였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는 인터넷 채팅으로 알게 된 정씨에게 "남편을 죽여달라"고 부탁, 함께 범행을 저질렀다.

김씨는 범행 후 지체장애 2급인 남편 앞으로 나온 장애인 연금(현재 매달 17만 7,100원)을 받아 생활비로 쓴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남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세 자녀에게는 "아빠가 돈벌러 외국으로 갔다"고 거짓말을 했다. 자녀들은 이날 김씨 등이 검거된 뒤 청주의 한 복지시설로 옮겨졌다.

경찰은 "최근 정씨가 술에 취해 지인들에게 범행을 고백하는 바람에 이 같은 제보가 들어온 것 같다"고 밝혔다.

청주=한덕동기자 ddh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