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초 슬로시티(Slowcity)인 전남 담양군 창평면 삼지내마을 등 전남지역 4곳의 슬로시티를 찾는 방문객이 슬로시티 지정 5년 만에 처음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느리게 사는 삶을 지향한다'는 슬로시티가 전국 곳곳에 확산되면서 생긴 방문객 분산 효과 때문이다. 자치단체들은 해당 지역의 특색 있는 '느림'의 요소를 찾아내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나섰지만 "슬로시티마저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는 씁쓸한 반응이 적지 않다.
전남도는 지난해 담양 창평과 장흥 유치ㆍ장평, 완도 청산도, 신안 증도 등 전남지역 4곳 슬로시티의 방문객이 127만7,000여명으로 2011년 137만9,000여명에 비해 10만1,000여명(7.4%)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고 20일 밝혔다.
지역별로 보면 담양의 경우 10만여명에서 15만1,000여명으로 50%가량 증가했으나 신안, 장흥, 완도는 14.7%, 11.1%, 5.4%가 각각 감소했다.
2007년 말 아시아 첫 슬로시티로 지정된 뒤 2008년 43만여명, 2009년 62만5,000여명, 2010년 118만7,000명 등 매년 증가했으나 5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전남관광 명소로 부상한 슬로시티를 찾는 방문객이 줄어든 데는 전국 곳곳에 슬로시티가 생겨나면서 방문객이 분산됐기 때문인 것으로 전남도는 분석하고 있다. 현재 국내 슬로시티는 모두 12곳. 이중 전남이 4곳으로 가장 많다.
슬로시티 지정 지역 증가는 자연스레 국비지원 감소로 이어졌다. 실제 전남지역 슬로시티에 대한 국비지원액은 2009년 37억원, 2010년 36억7,000만원이었지만 인증지역이 늘면서 2011년에는 12억원, 지난해에는 11억2,500만원으로 해마다 감소했다.
도는 이에 따라 슬로시티를 찾는 방문객의 감소를 막기 위해 지역별 특색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담양 창평은 달팽이 시장과 고택 음악회, 바이크버스를 적극 활용하고, 신안 증도는 자전거와 금연의 섬 부각시키기로 했다. 또 완도 청산도는 슬로우 걷기 축제, 느림섬 여행학교, 구들장 논을, 장흥은 친환경 체험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도 관계자는 "국비 확충을 통해 주차장이나 숙박시설 등 관광인프라를 구축하는 동시에
주민공동체를 통한 자립화 기반을 닦아 방문객이 더 이상 줄어들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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