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개편안의 국회 처리를 위한 여야 협상이 19일에도 평행선을 달렸다. 당초 처리키로 했던 1차(14일), 2차(18일) 시한을 넘긴 상황이라 여야간 조율을 통해 극적 합의점이 마련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대두됐지만 이날 양당 원내수석부대표간 접촉에서도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여야가 의견 차이를 보이는 핵심 쟁점은 방송통신위원회의 기능 이관 문제다. 새누리당은 인수위 원안대로 방송진흥 정책의 미래창조과학부 이관, 민주당은 방통위에 그대로 남겨둘 것을 주장하고 있다. 양당간 한때 통신진흥 정책만 미래부로 보내고 방송진흥은 방통위에 놔두도록 하자는 절충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최종 합의 도출에는 실패했다.
정부조직개편안 처리가 늦어지자 양당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양상이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정부조직법 개정과 아무 관련 없는 국정조사, 청문회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동의할 수 없다는 식"이라며 "구태의연한 정치를 계속하면서 입으로는 새 정치 하겠다, 통 크게 협력하겠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도 "새 정부가 일할 도구를 달라는데 그 도구를 주지 않는 것은 횡포"라며 "나라 안팎으로 많이 어려울 때 야당도 당리당략을 떠나 새 정부의 순조로운 출범을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전날 이한구 원내대표가 정부조직 개편 협상 난항과 관련해 "이제는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밝힌 데 대해 "협상 거부 선언이자 날치기 선언"이라고 맹비난했다.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는 방통위 기능 이관과 관련, "박 당선인이 정작 필요한 정보통신기술(ICT) 통합을 외면한 채 방송 정책의 미래부 이관을 고집한다면 방송 장악이라는 잿밥에만 관심을 가진 걸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양측의 비난전이 가열되고는 있지만 극적 타결의 실마리는 있다. 그간 이견을 보였던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미래부 이관 문제와 중소기업청 위상 강화 등에 대해선 접점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에 미래부의 방송통신위원회 기능 이관 문제만 협의될 경우 대통령 취임식을 전후해 본회의 처리도 가능하다. 다음 본회의는 취임식 다음날인 26일로 잡혀 있지만 여야가 합의하면 그 이전에도 열릴 수 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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