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9일 "이제 저는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간다"며 "이 정부 5년의 공과에 대한 평가는 모두 역사에 맡기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퇴임 연설'을 통해 이렇게 말한 뒤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은 더 이상 변방의 작은 나라가 아닌 세계의 중심국가가 되었으며 계속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친인척·측근 비리에 대해서는 "도덕적 흠결 없는 정부를 간절히 바랐지만, 제 주변의 일로 국민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는 4대강 사업에 대해 "국내 일부에서 논란도 있지만 해외 전문가 그룹은 높이 평가하고 있다"면서 "퇴임 후 꽃피는 계절이 오면 4대강변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우리 강산을 한번 둘러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5년 국정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생각을 달리하고 불편했던 분들도 계시리라고 생각한다"며 "옳고 그름을 떠나 국정의 책임을 내려놓는 이 시점에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북한 정권은 핵실험에 성공했다고 자축하고 있으나 핵과 미사일이 북한을 지켜주지 못할 것이고 국제사회로부터 고립과 제재를 자초해 막다른 길로 점점 다가가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북한 정권은 변화를 거부하고 있지만 북한 주민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그 변화는 누구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천안함 폭침 사건을 거론하면서 "가슴 깊이 안고 가야 할 아픔도 있었다"면서 "언젠가 통일이 되는 바로 그날, 저는 이들의 이름을 다시 한번 한 사람, 한 사람 부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출입기자단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이명박정부에 대한 비판을 염두에 둔 듯 "나는 우리 정부 사람들에게 '일을 해 보면 우리를 안다'고 얘기한다"며 "일을 모르는 사람은 우리를 많이 비판할 것이라고 격려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촛불 시위와 관련, "세계에 수천억 달러의 물건을 파는데 미국 쇠고기 안 먹고 물건을 팔겠다면 상식에 안 맞는 것"이라며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고 자동차는 팔겠다는 경우는 없으며 초등학생이 게임을 할 때도 그 정도 룰은 지킨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정성호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퇴임 연설에 대해 "5년 동안 국민은 후회되고 불행한 시간이었다"며 "자화자찬으로 일관한 연설에서 국민 앞에 최소한의 염치가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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