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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문태종을 어이할꼬

입력
2013.02.19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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뽑느냐, 마느냐. 귀화 혼혈 선수 우선 지명권을 가진 SK가 고민에 빠졌다.

SK는 올 시즌을 마치면 전자랜드 문태종(38)에 대한 지명권을 행사할 수 있다. 문태종은 한 팀에서 3년간 뛰면 다른 팀으로 옮겨야 한다는 프로농구 귀화 혼혈 선수 규정을 적용 받아 무조건 이적해야 한다. SK를 제외한 나머지 9개 팀은 귀화 혼혈 선수를 영입했거나 현재 보유하고 있어 문태종의 행선지는 SK 밖에 없다.

결국 칼자루를 쥐고 있는 SK가 지명권을 행사하면 문태종은 SK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여기서 관심은 문태종의 연봉이다. 그는 올 시즌 전자랜드에서 연봉 5억원을 받고 있다. 구단 샐러리캡(연봉 총액 상한선) 21억원을 감안하면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게다가 SK는 정규리그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어 기존 선수들의 연봉 인상이 불가피하고, FA로 풀리는 김민수도 붙잡겠다는 방침이다. 또 지난해 혼혈 선수 드래프트에서 이승준(동부)을 놓치고도 오히려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렇다고 우선 지명권을 행사한 뒤 문태종에게 삭감된 금액을 제시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문태종은 비록 나이가 많지만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고, 중요할 때 한 방을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슈터다. 그는 올 시즌 경기당 평균 14.1점을 넣어 국내 선수 부문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다. SK가 만약 문태종의 기준치를 만족시키지 못할 경우 연봉조정신청 절차까지 밟을 수 있고, 선수 사기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문경은 SK 감독은 "문태종을 데려와야 할지 말아야 할지 정말 고민"이라며 "실력은 분명 뛰어난 선수지만 나이와 샐러리캡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님이 문태종에 대해 물어보면 칭찬을 많이 하니까 더 고민이 된다"면서 "일단 이번 시즌을 잘 마친 다음 구단과 잘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만약 SK가 문태종 지명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이번에 새로 변경된 규정에 따라 국내 자유계약선수(FA)처럼 원 소속팀 전자랜드를 포함해 10개 팀 전체와 협상이 가능하다. 국내 FA와 달리 문태종을 영입한 팀은 원 소속팀에 보상 선수나 보상금을 줄 필요가 없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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