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성장하면서 우리 기업이 외국 기업을 인수ㆍ합병(M&A)한 사례가 사상 처음 외국 기업의 한국 기업 M&A를 추월했다. 또 경기침체 장기화의 여파로 국내 기업 간 M&A의 경우 경영 합리화가 목적인 동일집단 계열사 간 합병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19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2년 기업결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이 주도해 외국 기업과 결합한 건수는 29건(1조7,000억원)으로 외국 기업의 국내 기업 인수(28건)보다 많았다. 한국 기업의 외국 기업 M&A 건수가 외국 기업의 한국 기업 M&A를 추월한 것은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국내 기업에 의한 기업결합 건수는 543건으로 전년보다 112건(26%) 늘었지만, 기업결합 전체 규모는 19조7,000억원으로 35% 감소했다. 특히 동일그룹 계열사 간 결합은 220건으로 전년(113건)에 비해 2배 가까이 급증했는데, '삼성디스플레이-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롯데쇼핑-롯데미도파'의 결합이 대표적이다.
업종별로는 '롯데쇼핑-하이마트', '인터파크-아이마켓코리아' 등 서비스업 분야의 기업결합이 324건으로 전년(229건)보다 크게 늘었다. 공정위 신영호 기업결합과장은 "지난해 기업결합은 경기침체 탓에 계열사 간 합병과 유통 분야의 덩치 키우기를 위한 결합이 활발했던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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