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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입맛 맞춘 교재로 공무원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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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입맛 맞춘 교재로 공무원 교육?

입력
2013.02.19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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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ㆍ16 군사정변은 국가 경제의 곳간을 채우는 역사적 과제를 추구했다.’, ‘유신체제와 신군부에 저항한 민주화 세력은 급속히 반미세력으로 변해 갔다.’

경기도가 박근혜 정부 출범을 앞두고 공무원 교육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만든 ‘현대사’ 교재내용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교재에 담긴 ‘4ㆍ19와 5ㆍ16에 대한 역사인식’과 5ㆍ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한 해석 등을 놓고 “보수정권 입맛에 맞게 재포장한 현대사 교재”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19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2010년 10월부터 지난해 12월20일까지 4,600만원을 들여 경기문화재단에 ‘경기도 현대사 편찬 및 활용방안’ 용역을 발주해 ‘대한민국 편(204페이지)’과 ‘경기도 편(118페이지)’으로 나뉜 350페이지 분량의 교재를 편찬했다.

교재 편찬에는 이른바 ‘뉴라이트’ 학자 단체인 ‘교과서포럼’의 이영훈 서울대 교수가 직접 참여했다. 강규형 명지대 교수와 유석춘 연세대 교수, 안병직 서울대 교수, 양동환 한국학 중앙연구원, 이대근 성균관대 명예교수, 장원제 다문화콘텐츠협의회장,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 등은 자문위원으로 조언했다. 도는 현재 교재에 대한 교정ㆍ교열과 감수를 진행 중이다. 감수가 마무리되면 도는 인재개발원에서 교육받는 공무원들을 상대로 교재로 활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1945~1997년을 다룬 ‘대한민국 편’은 기존 국사 교과서와 차별화된 내용이 포함돼 발간을 앞두고 벌써부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한민국 편’에 보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제도의 국가 체계가 이승만 대통령에 의해 세워졌다면 5ㆍ16 군사정변은 그 토대 위에서 국가 경제의 곳간을 채우는 역사적 과제를 추구했다”고 기술하고 있다. 또 “4ㆍ19와 5ㆍ16은 겉으로는 상극적이었으나 내면적으로는 연속적인 측면을 가지는 사건으로 ‘나라 만들기’의 제 2단계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새로운 정치세력이 등장하는 과정에 다름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유신체제에 대해서는 “어떠한 국가기구의 통제도 받지 않는 대통령의 절대 권력을 성립시켰다”고 정의했다. 특히 5ㆍ18 광주 민주화운동과 관련해서는 “발생에 신군부가 체포한 야당 지도자 김대중이 그 지역 출신이라는 사실도 영향을 미쳤다”며 “미국이 신군부의 계엄군 출동과 시위대 진입을 묵인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광주 유혈참극에 대한 미국 책임론이 제기되었다”고 썼다. “그로 인해 유신체제와 신군부에 저항한 민주화 세력은 급속히 반미세력으로 변해 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교재 편찬에 대한 업무만을 담당하는 실무자가 교재의 내용까지 판단하고 평가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교재 편찬에 김문수 지사의 의견이 반영됐는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경기도당 관계자는 “군사 쿠데타를 미화하고 민주화 세력은 곧 반미세력으로 등식화한 교재를 공무원들 교육에 사용하겠다는 발상 자체부터 문제”라며 “내용 수정이 이뤄지도록 도에 강력하게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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