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동(57) 한국조세연구원장의 청와대 경제수석 발탁으로 박근혜 정부 1기 경제팀이 집권 초기부터 공격적인 재정 집행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못지않게, 조 내정자도 "현재의 경기 침체 국면을 돌파하려면, 재정을 통한 수요 진작이 필요하다"고 역설해왔기 때문이다.
행시 23회인 조 내정자는 현 후보자와의 업무 조율도 무난할 전망이다. 같은 경제기획원(EPB) 출신인데다 현 후보자(행시 14회)와 연배 차이가 꽤 나기 때문이다. 조 내정자가 19일 인선 발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현 후보자와 인연이 많다"며 자세를 낮춘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물론 1999년 현 후보자가 당시 장관과의 불화로 경제정책국장에서 물러날 때, 조 내정자는 오히려 장관 총애를 받으며 같은 국의 심의관으로 발탁된 사연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껄끄러운 인연에도 불구, 서로 개인적 앙금은 없을 것이라는 게 재정부 주변의 일반적인 평가다.
조 내정자는 현 후보자와 호흡을 맞춰 ▦기존 복지체계의 누수관행 개선 ▦재정지출의 효율성 제고 등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복지지출 급증으로 우려되는 재정건전성 훼손을 막기 위해 국가채무 규모를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거나, 중기적으로 균형재정을 강제하는 내용의 '재정준칙' 마련에도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충남 논산 출신인 조 내정자는 경기고ㆍ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EPB 선배인 강봉균 전 민주당 의원,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 등과 가깝다는 평가다.
이명박 정부에서 국무총리실 사무차장(차관급)이던 조 내정자는 세종시 실무기획단장을 맡아 세종시 수정안을 만들고 홍보하는데 적극 앞장섰다. 세종시 원안을 고수해 '원칙과 신뢰의 정치인'으로 각인될 수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정치적으로 자신과 반대 쪽에 있던 인사를 핵심 요직에 기용한 것이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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