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마음으로 한 뜸 한 뜸 사랑을 담았습니다"
시골 아낙들이 이국의 어린 아이들을 위해 털모자를 짰다. 사랑 나눔의 주인공은 한국여성농업인 충북 괴산군연합회(회장 이명숙)회원들. 이들은 손수 만든 털모자 60여개를 최근 저개발국 지원 단체를 통해 우즈베키스탄에 보냈다.
40여명의 회원들이 한달 동안 정성을 들여 짠 털모자는 우즈베키스탄의 조숙아, 미숙아 등 신생아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털모자를 쓰면 체온이 2도 가량 높아져 저체온증 사망률을 70%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괴산여성농업인연합회가 뜨개질로 나눔 봉사에 나선 것은 중앙아시아 등 일교차가 큰 나라의 신생아들이 저체온증으로 숨지는 일이 많다는 소식을 접하고부터다. 큰 돈 들이지 않고 좋은 일을 해보고 싶던 회원들은 사랑이 담긴 털모자를 만들기로 의기투합했다.
먼저 털실을 최상품으로 마련했다. 피부가 연한 아이들이 쓰는 만큼 무엇보다 재료가 부드러워야 하기 때문이다. 함께 모여 뜨개질 전문가로부터 이음부분을 줄이면서 통으로 짜는 법도 익혔다.
엄익희(44ㆍ장연면 방곡리)씨는 "농사일만 하다가 오랜만에 뜨개질을 하려니까 눈도 침침하고 쉽지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작은 털모자가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뿌듯하다"고 환하게 웃었다.
괴산여성농업인연합회는 사회복지단체 등과 연계해 저개발국 신생아를 위해 털모자를 보내는 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이명숙 회장은 "회원들이 아이를 키운 어머니의 마음으로 정성을 쏟았다"며 "다음 재능기부에는 더 많은 회원이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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