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역술인의 시간] <7> 행복하고 싶다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역술인의 시간] <7> 행복하고 싶다면

입력
2013.02.19 04:24
0 0

역술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함은, '미래의 사안을 현재에서 미리 확인해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미래가 궁금한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미리 길흉을 파악하여 현실에서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함이다.

예를 들어, 다음달 친구들과 여행을 가는데 교통사고가 우려되니 가지 말라고 역술인이 충고하는 바람에 다른 친구들은 모두 가고 나만 가지 않았는데 진짜로 교통사고가 난 경우나, 귀인을 만나 도움을 받아야만 되는 상황에서 역술인 말대로 서쪽으로 계속 갔더니 과연 어떤 사람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게 되었다면 제대로 상담 받은 것이라 하겠다.

그런데, 상담하시는 분들 중에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해질 수 있는지 물어보는 경우가 있는데 그 경우 필자는 행복의 조건으로 첫째, 종교를 가질 것 둘째, 재물에 대한 욕심을 조금만 내려 놓을 것을 주로 말씀 드리는 편이다.

첫번째 조건인 종교의 경우, 종교 그 자체의 필요성을 떠나 필자의 시각에서 다시 정의해 보자면, 역술인이나 무속인을 찾는 이유는 미래를 예지하여 현재를 보다 지혜롭게 살아가고자 함인데 상담 후 대체로 종교생활을 하고 계시는 분들이 상담 내용을 잘 응용하고 생활 속에서도 도움을 많이 받는 편이다.

이유는 여러가지 이겠으나, 불교, 기독교, 천주교 등 종교생활을 하고 계시는 분들을 상담하다 보면 영적인 감성 또한 종교가 없는 분들과 많은 차이가 있어 영적인 파장 자체가 일반인들과는 아예 다른 경우가 많은데 현실에서 나타나는 그분들의 대표적인 현상은 비교적 직감력이 높고, 꿈을 꾸면 예지몽이 많으며, 살아오면서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신비로운 현상을 경험했던 사람이 많다.

그래서인지 상담시 드리는 여러 말씀들에 대해 허무 맹랑하다고만 생각치는 않으므로 상담에 있어 그 효과가 큰 편이며 평소 생활 속에서도 자기 절제와 기도를 통해 심적인 안정 역시 높은 편이므로 종교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필자와 상담했던 어느 50대 남성은 불교 신자였는데, 어린 시절 친구들과 놀다가 높은 곳에서 떨어졌다고 한다. 그런데, 그 순간 슬로우 화면을 보는 것처럼 세상이 느릿느릿하게 보이면서 공중에 뜬 자신의 몸을 누가 들고 있는 것 같았다고 했다. 마치 날개 단 천사가 자신을 껴안아서 공중을 날고 있는 듯한 느낌이 왔는데 잠시 후 주변을 둘러보니 멀쩡하게 바닥에 앉아 있었다고 했다.

떨어지는 장면을 본 동네 아이들의 말도 자신이 체험한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고 했는데 지금도 그 당시 생각만 하면 아찔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나 신묘해서 더욱 종교생활에 열심으로 임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경우는, 비록 종교인은 아니지만 사기로 감옥을 여러번 왔다갔다한 50대 후반의 남자였는데 그 사람을 가리켜 무속인들의 표현으로 치자면 '도령이 들어가 있는 형상'이라, 사기꾼의 삶이 아니라면 점집을 차려도 먹고 살 수 있을 정도로 신기가 있는 사람이었다.

필자는 '지금 내가 마음 속으로 노래를 흥얼거릴테니 무슨 노래인지 맞춰 보십시요' 라고 그에게 말하고 애국가를 속으로 불렀는데 아니나 다를까 정확하게 애국가를 따라 부르는 것이였다. 일종의 신기라고 할 수 있고 다른 표현으로는 사람의 마음을 읽는 텔레파시와 같은 능력이 매우 뛰어난 사람임에는 분명하나 잘못된 쪽으로 그 능력이 발휘되니 참으로 안타까운 경우였다. 이 경우 종교적 성향이 있다면 필시 선한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위 두 사례만으로 종교생활이 필요하다 아니다를 논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나 필자는 가급적 모든 분들이 어떤 종교라도 가지는 것을 권하는 편이다. 물론, 사이비 종교나 일부 종교에서 정신적 측면보다는 물질적 측면을 더 강조하는 바람에 실생활에서 오히려 폐해가 더 커지는 부작용이 생겨날 수도 있으나 그래도 아직은 대부분의 종교가 악보다는 선을 더 따르고 있으니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음은 틀림이 없는 사실이다.

둘째 조건인 재물에 대해서는 필자 역시도 자유롭지는 않다. 현실적으로 재물 없이는 당장 살아갈 수 없으니 욕심을 완전히 버리고 산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인식의 전환은 다소 필요할 듯 하겠는데 옛날에는 굶어 죽는 사람들이 흔했지만 지금은 그렇게 많이 볼 수는 없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돈이 없다, 어렵다, 힘들다고 외친다. 이상하지 않은가? 필자의 어린 시절, 파인애플 이나 바나나 같은 과일들은 상당히 귀한 편에 속했는데 동네 친구들 중에 누구라도 파인애플 먹었다 그러면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는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과일 먹는 것이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가? 오히려, 다 먹지도 못하고 썩혀서 버리는 경우조차 흔하지 않은가?

아울러 북한의 경우를 봐도 그러한데, 인터넷이나 TV를 통해 북한 평양의 중,고위층이 산다는 집안 살림을 보면 마치 우리나라 60~70년대 사진속 장면을 보는 것 같이 촌스럽기 그지 없다. 지금의 우리 눈에는 북한의 생활 수준이 낮다는 인식이 있기에 더욱 그러하겠는데 예전 80년대에 일제 코끼리표 보온밥솥에 열광했던 우리나라 주부들처럼 지금 북한에서도 우리나라 전기밥솥에 열광한다고 한다.

아울러 평양 외 지역에서는 라면이나 초코파이가 뇌물로 통용될 만큼 가치가 있다고 하니 절로 냉소적이고 허탈한 웃음이 나오는데 혹시, 80년대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본 코끼리 밥솥과 일본 전자제품에 열광할 때 일본인들이나 그 외 선진국에서도 우리나라 사람들을 위 와 같은 시각으로 바라보지는 않았을까?

굳이 북한과 비교하기에는 지금의 우리 생활 수준이 너무 높아진 것은 사실이기는 하다. 하지만 부(富)의 비교 대상을 조금 낮춰 보면 부정적인 것보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조금 더 많을 것이다.

상담을 하다보면, 상당한 수준의 부자들과 편안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데 큰 부자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검소하게 생활하는 어떤 분의 말씀이 기억난다.

"20년전 국산 중형차를 타다가 외국산 고급 승용차를 구입했을 때 너무 기뻤습니다. 지금이야 주변에 외제차가 많지만 그때는 그리 많지 않았어요. 그 당시 큰 돈을 주고 구입한 대형 승용차이다 보니 은근히 주변의 시선도 즐겼지요. 그런데, 그렇게 처음에는 좋았는데 3년 정도 타니 이 차가 고급 승용차 같지가 않은 겁니다.

왜냐하면 매일 타다보니 그게 당연한 듯 느껴졌거든요. 고급 승용차 임에도 그 전에는 들리지 않는 차내 소음도 들리기 시작하구요. 결국, 다른 새 외제 승용차로 바꿨는데 처음 외제차 살 때 만큼 설레거나 기쁘지도 않았고, 그 차 역시도 한 3년 지나니 마찬가지더군요. 그래서 그 때부터는 더 이상 바꾸지 않고 계속 타고 다니기로 작심했습니다. 결국 내 마음의 기준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지요."라며 그는 겸연쩍어 했다.

지금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이라면 필자의 의견에 공감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당장 먹고 살기도 어려운 판에 어떻게 재물에 대한 집착을 줄이라고 하는 것이냐 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남들은 고급빌라 열 채를 가졌으니 나도 그만큼 가져야지 하는 것보다는 빌라 한 채라도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하는 긍정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은 어떤지 묻고 싶다.

가끔 흥미로운 사주를 볼 수 있는데, 사주상에서 보면 1,000억대 부자가 틀림없는데 현 상황은 조그마한 회사 하나도 간신히 운영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의 사주를 자세히 들여다 보니 재물을 탐하게 되면 오히려 재물이 달아나버리는 경우였는데, 문서운은 태왕(太旺)했으나 재물을 먼저 취하게 되면 문서가 깨져버리는 구조였다.

따라서, 이 경우는 재물로써 부(富)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재물이 생기면 땅문서, 집문서로 바꿔놔야 부자가 되는 사주이므로 그 분에게 먼저 돈 생각하면서 재물을 모으려 하지 말고 우선은 일자체에 매달려서 돈이 좀 생기면 부동산에 묻어 두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었다. 그러자 처음에는 난감해 했지만 결국 나중에는 그러겠다고 했는데 과연 시간이 지나자 효과가 있었고 결국 적지 않은 부를 축적하게 되었다.

위 경우에서는 재물이 우선이 아니라 일 자체, 사람을 우선시 하는 자세 등 그의 생활 전반적으로 많은 변화가 뒤따랐기 때문에 더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난 경우라 하겠다.

큰 부자는 하늘이 준다고 했던가, 하지만 큰 부자나 작은 부자 할 것 없이 결국 하늘이 모든 것을 주는 것이니 재물에 대한 집착을 조금 줄이면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선행을 함께 한다면 필시 하늘의 축복이 따를 것으로 기대한다.

역술인 부경(赴炅)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