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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다양한 도발 카드 만지작대는데<br>정부는 핵실험 실체도 몰라 속만 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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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다양한 도발 카드 만지작대는데<br>정부는 핵실험 실체도 몰라 속만 태워

입력
2013.02.1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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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2일 감행한 3차 핵실험 이후 1주일째 다양한 도발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전략적 모호성을 즐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으면서도 언론 매체 등을 동원해 위협적 발언 수위를 높이는 등 한미 양국을 향해 공격적인 메시지를 잇달아 보내고 있다.

현재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남아있는 만탑산 남쪽 3번 갱도에서는 4차 핵실험을 위한 막바지 준비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핵 능력을 배가시킬 수 있는 이동식미사일(KN-08)과 장거리 로켓 발사 준비 작업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여기에다 남측을 상대로 우발적인 사건을 트집잡아 전면전 가능성까지 거론하는 등 전방위로 한미 양국을 압박하고 있다.

황지환 서울시립대 교수는 18일 "북한은 제 방식대로 도발 수위를 높여가지만 우리는 북한의 지향점을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우리 정부는 3차 핵실험 방식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북한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수세적인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당초 정부는 풍계리 주변 방사성 기체를 포집해 분석하면 북한의 핵실험 방식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북한이 고농축우라늄(HEU)을 사용했다면 국제사회의 대북정책은 질적으로 달라질 수 있었다. 플루토늄을 사용한 북한의 과거 두 차례 핵실험과 달리 HEU방식은 핵무기의 제조ㆍ은닉ㆍ이동이 쉬워 전세계 핵 비확산체제에 훨씬 심각한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간 군 당국의 방사성 기체 포집작업은 사실상 실패했다. 따라서 북한의 핵 능력은 상당기간 베일에 가려지게 됐다.

대북 제재의 첫 단추인 유엔 안보리 결의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중국의 냉담한 태도 때문이다. 정부는 25일 박근혜정부 출범을 앞두고 북핵 사태가 일단락 지어지길 바라지만 중국을 움직일 지렛대가 마땅치 않아 애를 먹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은 핵실험 전후로 준비가 착착 진행되는데 비해 우리 정부의 대처는 뭔가 아귀가 맞지 않는 흐름"이라며 "추가 도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속히 전열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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