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18일 새 정부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에 3선을 지낸 친박계 측근인 허태열 전 새누리당 의원을 내정했다. 민정수석에는 곽상도 전 대구지검 서부지청장, 홍보수석에는 이남기 SBS 미디어홀딩스 대표, 국정기획수석에는 대통령직인수위 국정기획조정분과 간사인 유민봉 성균관대 교수가 각각 내정됐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이날 삼청동 인수위에서 이 같은 내용의 청와대 비서실장 및 일부 수석 인선 내용을 발표한 뒤 "청와대의 나머지 6수석에 대한 인선 결과는 2, 3일 내 발표된다"고 덧붙였다.
부산 출신의 허 내정자는 16~18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최고위원과 국회 정무위원장을 역임한 친박계 핵심 인사로 꼽힌다.
이날 발표한 청와대 인선을 보면 비서실장과 청와대 수석비서관 내정자 3명이 모두 성균관대 출신이다. 허 실장 내정자는 법학과, 곽 수석 내정자는 법학과, 이 수석 내정자는 신문방송학과, 유 수석 내정자는 행정학과 출신이다. 새 정부 내각의 정홍원 총리 후보자와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도 성균관대 법학과 출신이다.
현재까지 발표된 내각과 청와대 고위직 24명 가운데 성대 출신이 6명인 셈이다. 서울대 출신(7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성대 출신은 숫자가 많을 뿐 아니라 핵심 요직에 포진했다. 여권의 컨트롤타워로 불리는 '고위당정청협의'의 양 축인 총리 후보자와 청와대 비서실장 내정자가 모두 성대 법학과 출신이다. 또 법무부 장관과 민정수석으로 이어지는 새 정부의 사정라인에도 성대 법학과 선후배가 나란히 배치됐다.
또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ㆍ방하남 고용노동부ㆍ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모두 서울고 27기(1975년 졸업) 동기생이다. 같은 고교 출신 동기들이 내각에 3명이나 포진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미국 위스콘신대 인맥의 부상도 눈길을 끈다. 허 실장 내정자는 위스콘신대 대학원을 졸업했고,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위스콘신대에서 각각 법학박사 학위와 사회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특정 학맥 집중 현상은 권력 내부의 견제와 균형 원리를 훼손시킬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상호 간의 견제와 검증이 더욱 필요한 사정라인에 동문 선후배를 앉히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민주통합당 정성호 대변인은 이날 "(특정 학맥 집중은) 국정운영이나 인사가 편향적으로 운영되는 중대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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