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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 선입견 깨는 밀알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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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 선입견 깨는 밀알 되고 싶어요"

입력
2013.02.1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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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은 부모가 필요해서 아이를 키우는 게 아니라 사랑이 필요한 아이에게 가정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18일 건강ㆍ공정한 사회 추진 유공자 포상식에서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은 한연희(56) 한국입양홍보회 회장은 입양에 대해 이렇게 정의했다. 한씨는 1990년 4월부터 2009년 말까지 장애인 2명을 포함, 모두 7남2녀를 입양해 키워 온 '입양 대모'다. 99년부터는 한국입양홍보회를 출범시켜 공개 입양 캠페인을 벌여왔다.

그는 고교 3학년 때 아버지가 별세하자 '아버지 만 안 계셔도 이렇게 상실감이 큰 데 부모가 모두 없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입양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한씨는 남편 유연길(57)씨와 자식을 하나만 낳은 뒤 1명을 2명의 자녀로 키우자고 약속했다. 입양에 의기투합한 것이다. 부부는 81년 아들 명곤씨를 낳은 후 약속대로 90년 4월 당시 가까운 보육원을 방문하면서 알게 된 희곤(당시 7세)이를 입양했다.

그러다 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여기저기 버려지는 아이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고 본격적으로 입양을 늘려갔다.

한씨는 "남편이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불쌍한 아이들을 보면서 지금은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며 "남편의 헌신과 사랑이 없었으면 지금과 같은 우리 가족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입양아가 하나 둘 늘기 시작해 한씨는 현재 태권도 사범인 희곤씨, 대학생 3명, 고등학생 1명, 중학생 3명, 초등학생 1명 등 모두 9명의 입양아를 키우고 있다.

한씨는 "2년 전에 뇌경색으로 쓰러져 투병 생활을 했는데 자식들의 병 간호 덕분에 지금은 완치됐다"며 "입양이 결코 부끄러운 것이 아닌데도 아직 우리 사회 일부에 남아있는 입양에 대한 선입견을 깨는데 밀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한씨외에도 서울대 의대 청소년 정신과 교수인 조수철 서울해바라기여성아동센터소장에게 홍조근정훈장을 수여하는 등 총 27명을 포상했다. 조 소장은 성폭력 피해 아동을 위한 응급치료와 조기치료, 사회복귀 등의 통합치료 체계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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