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학생들 출석 부를 때 감정상태도 체크 'EQ 출석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학생들 출석 부를 때 감정상태도 체크 'EQ 출석부'

입력
2013.02.18 17:34
0 0

"학교혁신과장입니다. 1번 '행복하다'입니다."

"혁신과장은 행복하면 안 될 것 같은데?"

"일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한데 아침에 아내가 엘리베이터까지 따라오면서 잘 다녀오라고 해서 행복합니다"

정익교 학교혁신과장과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의 대화는 사석에서 이뤄진 일상적인 대화가 아니다. 18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회의실에서 교육청 과장급 이상 간부들이 참석한 주간 전략회의 도중 나온 대화다. 이어진 출석 체크에서 간부들은 '두근거린다''피로하다'등 감정을 다양하게 표현했다.

통상 보통 주간 전략회의는 교육청의 대소사를 다루는 딱딱하고 무거운 분위기로 진행됐다. 이날 문 교육감은 3월부터 서울 각급 학교에서 시행할 예정인 'EQ 출석부'를 한 번 해보자면서 본인이 먼저 "중1진로탐색 집중학년제를 언론에서 좋은 점을 못 봐 주는 것 같아 아침에 신문을 보면서 가진 느낌"이라며 '안타깝다'를 골랐다.

EQ 출석부의 공식 명칭은 '행복 눈맞춤 출석부'로 초중고 담임교사가 조ㆍ종례 시간 학생들의 출석 확인 시 학생들의 감정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긍정적 정서 21가지와 부정적 정서 21가지 등 42가지 감정 조견표를 이용해 교사가 출석을 부르면 학생이 자신의 감정 상태를 알리는 식이다. 교육심리를 전공한 문 교육감이 교수 시절 제안했던 것으로 2013년도 주요 업무계획 중 도덕ㆍ인성교육 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실천 방안 중의 하나다.

일선 학교에서 담임 교사가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 아이들의 상태를 파악하기에 좋고, 친한 친구들끼리 감정을 교류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일선 교사들의 재량인 학생지도의 세부 내용까지 교육청이 간여하는 게 바람직하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문경민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은 "교육청에서 제도화하면 형식에 치우칠 우려가 있다"며 "학교폭력 피해학생들이나 정서적으로 취약한 학생들에게 강제적으로 감정을 표현하도록 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