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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LCD TV에 재제조부품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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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LCD TV에 재제조부품 허용

입력
2013.02.1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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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부터 휴대폰과 LCD TV 등 일부 전자제품에서 재(再)제조 부품 사용이 전면 허용된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재제조 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1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다음달 초 발표 예정인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휴대폰과 LCD TV의 재제조 부품 사용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포함된다. 분쟁해결기준이란 사업자와 소비자 간 분쟁해결의 가이드라인. 참여정부 때까지는 기획재정부가 담당했으나 MB정부 출범과 함께 공정위가 운용하고 있다. 앞서 2005년 재제조 부품에 대한 법률적 근거는 마련됐지만, 기업들이 실제 도입하려면 분쟁해결기준에 별도 고시가 필요한 상황이다.

공정위 고위 관계자는 "분쟁해결기준은 정부와 소비자단체, 관련 업계의 합의가 중요한 데 과거와 달리 이견이 거의 없는 상태"라며 "전자제품에 재제조 부품의 사용을 허용할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날 회의를 열고 소비자단체, 전자업체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했으며, 내달 초 새로운 분쟁해결기준을 고시할 예정이다.

다만 공정위는 재제조 부품의 허용범위를 휴대폰과 LCD TV로 제한할 방침이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다른 전자제품의 경우 산업적 특성상 재제조 부품의 사용이 아직 성급한 측면이 있고 업체들의 준비도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일부 소비자단체들의 반대 이유였던 안전 보증에 대해선 ▲해당 전자제품에 재제조 부품 사용 사실을 명기하고 ▲품질 보증기간을 1년 더 연장하는 인센티브를 주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전자업계에선 안전과 관련된 부품이 아닌 마더보드나 패널 등에 재제조 부품이 주로 사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재제조 부품을 사용하면 수리 비용이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재제조(remanufacturing) 부품이란 고장·폐기·교환된 물건을 회수해 새 것과 동일한 성능으로 다시 만들어진 제품을 뜻한다. 완전히 부수거나 녹여버리는 재활용(recycling)이나 한 번 사용한 것을 다시 쓰는 중고(reuse)부품과는 다른 제 3의 시장으로 불린다.

재제조 산업이 가장 발달한 미국의 경우 시장 규모가 연간 약 60조원으로 추정되며 7만3,000개의 재제조 업체에서 50만명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유럽과 일본 역시 재제조 산업의 역사가 오래됐으며, 중국도 최근 관련 법을 고쳐 재제조 시장에 뛰어들었다. 재제조 부품은 자동차와 비동력 기계, 펌프 및 압축기 등에 주로 사용되며, 몇 년 전부터 휴대폰 PC 가전제품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하지만 국내에선 자동차 부품과 토너 카트리지에만 재제조 부품이 도입된 상황이다. 자동차부품 시장은 약 2,000개 업체에 연 매출 2,500억원, 토너 카트리지는 200~250개 업체에 연 820억원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선 전자제품의 재제조 부품이 허용될 경우 연간 최소 1,000억원 가량의 비용 절감 효과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숙경 산업연구원 박사는 "재제조 시장은 자원과 에너지 절감으로 녹색경제에 기여하며, 노동집약적 특성을 지녀 소비재 산업 수준의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재제조(remanufacturing) 부품

고장·폐기·교환된 물건을 회수해 새 것과 동일한 성능으로 다시 만들어진 제품을 뜻한다. 완전히 부수거나 녹여 버리는 재활용(recycling)이나 한 번 사용한 것을 다시 쓰는 중고(reuse)부품과는 다른 제3의 시장으로 불린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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