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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물간 정통 퀴즈프로… 특화에서 답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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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물간 정통 퀴즈프로… 특화에서 답을 찾다

입력
2013.02.18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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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중 공중파 방송에서 현재 방송 중인 퀴즈프로그램은? ①세대공감 1억 퀴즈쇼(SBS) ②최강연승 퀴즈쇼 Q(MBC) ③맛있는 퀴즈쇼 행운의 식탁(KBS2) ④퀴즈 대한민국(KBS1). 정답은 ④번이다. 나머지는 지난해 모두 폐지됐다.

2007년부터 2008년까지 공중파와 케이블 채널에서 10여 개가 넘게 편성될 정도로 전성기를 누렸던 퀴즈프로그램이 시청률 하락과 제작 어려움 등으로 하나 둘씩 사라져가고 있다. 살아 남은 것은 변화를 시도하거나 주제를 국한시킨 일부 퀴즈프로그램뿐이다.

MBC는 수리ㆍ도형 등을 활용한 문제로 방영 초기 화제를 모은 '최강연승 퀴즈쇼 Q'를 지난해 12월 말 방영 5개월 만에 폐지했다. SBS와 KBS도 지난해 11월 각각 '세대공감 1억 퀴즈쇼' '퀴즈쇼 행운의 식탁'을 폐지했다. 시청률 5%대를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퀴즈프로그램이 외면 받는 이유는? 이창태 SBS 예능국장은 "오디션 프로가 한 명의 인생을 바꿔놓을 수 있는 데 반해 퀴즈 우승은 그 여파가 상대적으로 미미해 상금을 지속적으로 올리는 것 이외에 관심을 끌 수 있는 요소가 부족하다"며 "게다가 인문학적 지식보다 생활정보를 중시하는 시청 분위기도 인기 하락에 한몫 한다"고 분석했다.

다른 예능프로그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제작비, 문제 출제라는 제작상의 어려움도 관련이 있다. 네덜란드에서 30% 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세계 21개국에 방영된 퀴즈쇼 'DIVIDED'의 포맷을 살려 tvN이 2010∼2011년 시즌2까지 방영한 '트라이앵글'은 최고 상금이 2억원. 제작비가 회당 1억∼1억5,000만원 선까지 치솟았다. 일반 퀴즈프로그램도 상금을 포함한 평균 제작비가 7,000만원에서∼1억 원 선이다.

매번 시청자 눈높이에 맞춰 적절한 수준에 흥미까지 유발할 수 있는 문제를 준비하고 오류가 없는지도 검증해야 한다. 이 때문에 다른 예능프로그램에 비해 투입되는 작가의 숫자가 약 1.5∼2배에 달한다. 시청자나 외부 출제위원 등을 활용하는 경우도 흔하다. 한 지상파 방송 퀴즈프로그램 연출자는 "알 듯 모를 듯 하면서도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주고 시의성까지 있는 문제를 출제해야 하는 압박감이 심하다"고 말했다.

퀴즈프로그램 중 현재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은 우리말로 주제를 국한시킨 KBS 1TV '우리말 겨루기', 1명의 출연자가 100명의 방청객과 퀴즈 대결을 펼치는 KBS 2TV '1대 100' 정도다. 2007년부터 방영하고 있는 '1대 100'의 경우 지난 주 시청률이 11.1%를 기록했다. 제작을 총괄하는 전진학 PD는 "기존 정통 퀴즈 방식은 한계에 부닥치고 있다"며 " '1대100'의 경우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처럼 비쳐 시청자들의 흥미 유발에 성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심리학자 장근영 박사는 "정보 암기력을 평가하는 기존의 퀴즈 포맷은 검색이 일상이 된 요즘 외면 받을 수 밖에 없다"면서도 "한국사회는 시험을 통해 능력 검증 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정서가 있기 때문에 형태와 포맷을 달리하면 퀴즈프로그램이 성공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분석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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