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한일관계가 급랭한 이후에도 일본의 한국 드라마 인기는 꺾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일본사무소가 15일 내놓은 '일본 방송국의 한국 드라마 편성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월 현재 일본에서 전파를 타는 한국 드라마는 지상파(이하 도쿄 기준)와 위성 이용 BS(방송위성), CS(통신위성) 채널을 합쳐 모두 30개 채널 229편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일관계 경색 직전인 지난해 7월 27개 채널 224편보다 3개 채널 5편이 늘어난 수치다.
현재 일본 지상파에서는 '시크릿 가든' '동이'(이상 NHK) '지고는 못살아'(TBS) '자이언트'(TV도쿄) '빠담빠담…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TV아사히) 등 한국 드라마 5편이 방영 중이다. 채널 수는 같지만 편수는 지난해 7월보다 하나 더 늘었다. BS 채널에서는 '해를 품은 달'(NHK BS 프리미엄) '대장금'(BS 재팬), CS 채널에서는 '천사의 선택' '인현왕후의 남자'(이상 KNTV) 등 각각 9개 채널 45편과 17개 채널 179편이 방송되고 있다. BS 채널은 지난해 7월보다 1개 채널 4편, CS 채널은 2개 채널이 각각 증가했다.
한일관계 악화와 반한류 시위 등의 영향으로 일본 지상파 민영방송 중 최대 매출의 후지TV는 지난해 '한류 알파'라는 한국드라마 연속 방영 코너와 독도 횡단 수영에 참가한 송일국 주연의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의 편성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일본내 한국 드라마 열기도 꺾일 것이라는 예상이 적지 않았지만 이 보고서는 "현재로는 뚜렷한 변화가 없고 오히려 드라마 편성량이 다소 늘어나 한일관계 악화에 따른 여파는 거의 감지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이미 구매한 작품을 소화하고 기존의 한국 드라마 방영 틀을 유지하기 위한 편성 증가일 가능성이 있는데다 일본 DVD 시장의 급격한 축소, 드라마 구매 가격 상승, 엔저원고 등으로 구매력 감소가 예상돼 향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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