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50)은 미국프로농구(NBA) 올스타전을 앞두고 "르브론 제임스(마이애미 히트ㆍ203㎝)와 코비 브라이언트(LA 레이커스ㆍ198㎝) 둘 중 하나를 택한다면 우승 경험이 많은 브라이언트를 고르겠다"고 말했다. 이는 올스타전에서 두 슈퍼스타 간의 자존심 대결을 부추길만한 발언이었다.
그러나 올스타전의 주인공은 제임스도, 코비도 아니었다. '천재 가드' 크리스 폴(LA 클리퍼스ㆍ183㎝)이 가장 빛났다. 폴은 18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도요타 센터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서부 콘퍼런스 베스트 5로 출전해 27분을 뛰며 20점 15어시스트 4스틸을 기록했다. 서부 콘퍼런스는 폴의 활약에 힘입어 동부 콘퍼런스를 143-138로 꺾고 3년 연속 승리를 거뒀다. 통산 성적은 동부 콘퍼런스가 36승26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폴은 여섯 차례 올스타전 출전 끝에 첫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았다. 또 아이제이아 토마스(1984년)와 매직 존슨(1985년)에 이어 올스타전 서부지구 소속으로 20점 15어시스트 이상을 기록한 세 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폴은 올스타전에서 현란한 개인기를 앞세워 장신 숲을 휘저었을 뿐만 아니라 동료들에게 찬스를 만들어줬다. 또 정확한 외곽 슛으로 해결사 역할까지 해냈다. 종료 1분57초를 남기고 136-128로 앞선 상황에서 3점포를 터뜨린 폴은 종료 22초 전 142-138로 쫓길 때도 상대 파울로 얻은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폴의 동료인 블레이크 그리핀(19점)은 앞선 종료 48초 전 공을 직접 백보드에 맞춘 뒤 호쾌한 덩크슛을 내리꽂아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득점 기계' 케빈 듀런트(오클라호마시티 선더)는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0점을 넣어 3년 연속 올스타전에서 30점 이상을 올렸다. 브라이언트는 9점에 그쳤지만 경기 막판 제임스의 슛을 블록하며 자존심을 세웠고, 올스타전 통산 최다 득점 기록을 280점으로 늘렸다.
동부 콘퍼런스에서는 팔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했던 카멜로 앤서니(뉴욕 닉스)가 선발로 나가 26점 12리바운드로 분투했다. 드웨인 웨이드(마이애미 히트)는 21점 7어시스트를 기록했고, 최근 물오른 기량을 발휘했던 제임스는 19점을 넣었지만 슛 성공률이 39%에 그쳤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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