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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맥만으론 차 못 팔아 고객 입장서 실리 따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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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맥만으론 차 못 팔아 고객 입장서 실리 따졌죠"

입력
2013.02.1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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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인척들한테 '차 한 대 팔아달라'는 얘기는 해본 적이 없습니다."

2009년부터는 작년까지 내리 '현대자동차 판매왕'타이틀을 거머쥔 임희성(40) 현대차 공주지점 차장은 17일 "수입차의 대공세로 갈수록 차 팔기가 어려워지고 있지만 가까운 사람들한테도 당당해지기 위해 노력한 게 4관왕의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소개했다. 임 차장은 2009년 357대, 2010년 433대, 2011년 444대에 이어 지난해 437대를 팔아 현대차에서 최고ㆍ 최장 판매기록을 세웠다. 다른 판매직원들보다 평균 10배 가량 많은 실적이다.

인구 10만 남짓한, 수입차 매장 한 군데 없는 공주지만 외국산 자동차들은 지방 소도시에도 이미 깊숙히 침투한 상황. 그는 이날 전화 인터뷰에서 "그랜저나 제네시스 정도 구입을 고려하는 분들은 대부분 수입차와 저울질을 한다"며 "하늘을 찌르는 고객들의 욕구를 이제 인맥으로는 충족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공주토박이인 그는 지역 연줄 대신 전문성으로 승부했다. "고객들이 공통적으로 찾는 건 실리입니다. 손님 입장에서 보험료, 연료비, 유지 관리비, 감가상각 등등 꼼꼼히 따져 보여주면 그 높던 눈이 내려옵니다."

고등학교(공주고)를 꼴찌 졸업했다지만 20여종의 모델별 관련 수치를 손바닥 보듯 하는 그다. "그래도 안 먹히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럴 땐 시승 한번 하고 나면 좀 달라지죠." '계약의 묘약'인 시승을 언제든 할 수 있는 전국 31곳의 시승센터는 그의 든든한 우군인 셈. 그는 "알음알음으로 장사 하지 않는다는 소문이 나면서 이젠 고객들이 다른 고객들을 물고 올 정도"라고 했다.

하지만 이 역시 남다른 열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 이른 새벽 아파트에 홍보전단을 돌리다 도둑으로 몰려 경찰에 끌려간 적도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대학 와선 '사고'로 덜컥 결혼하는 바람에 돈을 벌어야 했는데, 이때 경험이 큰 도움이 됐죠." 2001년 현대차 입사는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가스배달, 주유소, 건설현장 일용직 등등 산전수전 치른 뒤의 일이었다. "8시 출근하고 6시에 퇴근하라는 데 너무 쉬운 거에요. 남는 힘으로 판촉에 열을 올렸습니다. 차를 살 여유가 됐을 때 열심히 사는 모습으로 기억된 저를 찾을 수 있도록 말이죠."

단순한 차 판촉이 아니라 스스로를 알리는데 주력한 그의 전략은 적중했다. 일을 시작한 지 3년 만에 전국 톱 10에 진입했고, 휴일도 없이 일한 덕분에 2007년엔 전국 2등을 했다. 그는 "친인척, 친구들한테 아쉬운 소리 한번 하지 않고 그 성적을 냈을 때 주변에서 보내던 눈빛이 아직도 선하다"며 "슬럼프에 빠질 때면 새벽시장에 나가 열정적으로 사는 사람들로부터 에너지를 충전 받는 게 또 다른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진실의 순간'이라 불리는 소비자의 최종 구매 결정은 임 차장과 같은 판매사원의 손끝에서 일어난다. 현대차가 영업전문가 양성 과정인 '2013년 상반기 카마스터' 참가자 모집에 나선 것도 이 때문. 현대차 관계자는 "수입차로 젊은 고객 누수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며 "제품 품질 개선과 함께 다양한 경험을 가진 젊은 영업전문가들을 일선에 확대 배치해 수입차 공세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가 희망자는 28일까지 온라인 채용 사이트(http://recruit.hyundai.com)에서 신청하면 된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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