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 월세를 받기 위해 집을 나섰던 70대 여성이 실종된 지 23일 만에 세입자의 아파트 쓰레기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세입자는 하루 전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돼, 집주인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17일 인천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쯤 인천 남구 용현동 백모(58)씨의 아파트 지하 쓰레기장에서 강모(70ㆍ여)씨가 숨져 있는 것을 수색 중 발견했다. 경찰은 강씨의 시신에서 별다른 외상을 발견하지는 못했으나 목이 졸려 숨진 것으로 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기로 했다.
강씨가 실종된 후 행적을 감춰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세입자 백씨는 지난 16일 오전 10시43분쯤 인천 연수구 청학동 연경산 중턱에서 나무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백씨의 소지품에서는 "어머니와 딸, 실종된 강씨의 가족에게 미안하다"고 적힌 쪽지가 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백씨가 집에서 강씨를 목 졸라 숨지게 한 뒤 6~7m 아래 쓰레기장으로 연결된 집 안의 통로로 시신을 버린 것으로 보인다"며 "아파트 관리자로부터 폐쇄된 쓰레기장과 통로가 있다는 말을 듣고 수색에 나서 강씨의 시신을 찾았다"고 말했다. 백씨 집 안의 쓰레기장 연결 통로는 살림살이로 가려져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강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1시17분쯤 백씨에게 밀린 5개월치 월세 150만원을 받기 위해 집을 나섰다가 13분여 뒤 백씨의 아파트 인근 마트 CCTV에 모습이 찍힌 것을 마지막으로 소식이 끊겼다. 경찰은 백씨의 아파트와 주변 재개발지역 등에서 강씨의 행방을 수색하고 백씨를 추적했지만 23일 동안이나 단서를 찾지 못해 부실 수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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