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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한국 음식 배우며 봉사도 하니 1석3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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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한국 음식 배우며 봉사도 하니 1석3조죠"

입력
2013.02.1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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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는 물론 한식 만드는 법도 배우고 봉사활동도 하니 한국말로 1석3조 아닌가요”

16일 오후 대전 서구 월평동. 10여년 째 혼자 사는 권순임 할머니 집에 낯선 외국인들이 따끈한 만두와 과일, 과자가 담긴 선물을 들고 찾아왔다.

방문객은 영어 원어민 강사로 활동하는 미국인 크리스티나 코바라(41ㆍ여)씨와 몽골 출신 이카(26ㆍ여)씨. 코바라씨가 어눌한 말투로“제가 만든 건데 맛있게 드세요”라고 권하자 권 할머니는 이들이 음식을 만들어온 이유가 궁금한 듯 그녀의 얼굴을 한참 쳐다봤다. 월평동지역에서는 코바라씨 외에도 15명의 외국인들이 홀로 사는 노인들을 찾아 자신들이 직접 만든 만두와 과일 등을 전하며 훈훈한 하루를 보냈다.

음식봉사를 한 사람들은 외국인 반찬봉사 모임‘러브쿠킹’회원들로 대부분 원어민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이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반찬봉사를 시작한 것은 지난해 10월부터다. 한국음식 만들기 동아리 활동을 하던 중 한 회원이“만드는 음식의 양을 늘려 봉사활동을 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한 후 뜻을 모아 매달 한번씩 홀로 사는 노인들을 찾아 반찬을 전달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엔 김장김치도 담가 독거 노인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음식을 만드는데 드는 비용은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부담한다.

코바라씨는“한국에서 노인들을 만나면 돌아가신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생각나 모임에 빠지지 않고 참여한다”고 말했다. 그는“앞으로 한국어 실력을 길러 한국을 더욱 깊이 알고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봉사활동 참여를 위해 직장에 휴가까지 냈다는 이카씨도 “누군가를 돕는다는게 이렇게 기쁜일인지 몰랐다”며 “봉사활동을 하고 나면 마음속에 있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들과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한 이영일(29)씨는“영미권 외국인들은 어린 시절부터 봉사활동이 몸에 배서 그런지 처음 보는 할머니, 할아버지와도 전혀 어색하게 느끼지 않는다”며“우리도 하루빨리 봉사를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전=허택회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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